다른 문화권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지대넓얕> 외계인의 접촉 편을 듣고 영화 컨택트를 이야기하다.

by 정원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를 봤다. 알 듯 말듯한 무언가가 가득 담겨있는데, 내가 그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그 영화로부터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은, 개인은 다른 문화권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가치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기사 자료 중, 러시아어를 쓰면 내성적이고 신중해지며, 프랑스어를 쓰면 지적여지고 우아해지며 미국어를 쓰면 자주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 또한, 미국에서 2년 반 정도 거주하고 바로 한국에서 첫 직장을 갖게 되었는데, 내 고용주는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며 내 어떤 행동에 대해서 훈계하신 적이 있다. 지금의 나라면, 안 했을 것 같은 행동을 그땐 그렇게 했다. 영화의 나머지 의문점은 기분 좋은 호기심으로 남겨두었다. 당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이나 책도 어느 순간 내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연히, 며칠 뒤 <컨택트>의 전말에 대해서 속속 들 히 알게 되었다.


12개의 미확인 비행물체가 지구 곳곳에 정박한다.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군인, 언어학자, 물리학자 등을 총동원해 이 신원불명의 우주 정박선에 대해 조사한다. 우주선 안에는 외계인들이 탑승해있고, 군인들의 보호 아래 언어학자와 물리학자는 외계인들과 소통한다. 영화 <컨텍트>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면서 벌어지는 미래 공상과학 SF 영화다.


*<지대넓얕> 애청 중, <외계인의 접촉> 에피소드 편에서, <컨택트>에 관한 영화 후기를 듣게 되었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은 언어학자 루이스다. 루이스는 외계인의 언어에 대해서 분석하던 중, 외계인들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문자형태와 같이, 나선형 사고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외계인의 나선형 문자 <컨텍트>


지구인들은 순차적으로 사고한다. 과거, 현재,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계인들은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의사를 표현한다. 그 상황은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 실제로 벌어지게 될 미래도 포함된다.


나선형 사고 구조는 무엇일까?

<*지대넓얕>의 패널분들 중, 이 독실님은 화가들이 외계인들이 가지고 있는 나선형 사고체계와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의견을 내놓으셨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기 이전에 이 그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비전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그린다는 것이다. 이 독실님의 의견에 크리스텔 프티콜렝 저자의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책에서 나오는 PESM 유형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빗대어 본다면, 이 독실님의 비유는 꽤 설득적이다. PESM 유형의 사람들은 매 순간 모든 것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그것에 파생되는 생각들을 안고 살아간다. 또한 직감이 발달하여 앞으로 예측될 결과들을 꽤 높은 정답률로 감지한다. 커다란 마인드맵을 항상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PESM 유형의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로 화가와 같이 감성적이고 창조적인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이 유형의 사람들이 미래를 감지하는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은 아니다. 단지 동시다발적으로 다량의 생각을 하며, 직감이 발달해 있을 뿐이다.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게 된 루이스는 종국엔 외계인과 같은 능력을 갖게 된다. 왜 루이스가 불가사의한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나를 잠 못 이루게 했었는데, <외계인의 접촉>을 주최하신 채 사장님과 다른 패널분들의 자세한 설명으로 궁금했던 점을 명쾌하게 알 수 있었다.


글의 내용과 상관없는 필자의 감성 충만 일러스트. Artist Jung One Kim. <SOLACE>2016. 710*360(mm)


*<지대넓얕> : 김도인, 채사장, 이 독실, 깡샘 총 4명의 패널분들이 철학, 유교, 심리, 물리, 정치 학문 등을 총망라한 지식 정보를 공유하는 팟캐스트이다. 20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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