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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an 03. 2025

39살 대학원 입학

“그래, 정원아 잘했어. 엄마는 네가 전화가 없길래 잘 안 된 건가 싶고 전화하면 어떨까 싶어서 계속 하느님께 기도만 드리고 있었어. “


엄마가 떨리는 목소리로 급기야는 눈물도 흘리시는 거 같았다. 대학원 면접이 오후 3시쯤에 있어서 면접이 끝나자마 전화를 드렸는데 엄마가 아침부터 계속 속을 태우셨던 것 같다.


대학원을 위해 오랫동안 누구보다 애썼다는  알아서인지 엄마는 나만큼 간절했다. 이미  군데 면접을 보긴 했지만 두 번째 면접 학교의 지원자 수를 보고  숫자에 기가 눌려버렸다.


엄마가 다들 경기  좋다 해도 대학원 오는  보면 아직 살만한가 보다. 특유의 전라도 유머를 남겼다. 지원자 수에 사기가 많이 졌지만    있는 시간에 언제나 예상 질문들을 입으로 되뇌었다. 나중에 입시가  끝나고 준비한 문서종이들을 버리려고 보니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몸무게 정도 되는 기분이 들었다.


2 50 입장인데 시간은 3 10분이 넘어갔다. 화면만 바라보며  놓고 있는데 갑자기 주임교수님과 Y교수님이  갑자기 화면에 등장하셨다. 주임교수님은 속독으로  서류를 계속 보시며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가며 질문하셨다. Y 교수님은 인자한 미소로 여러 질문을  주셨다. 이유는 뭐르지만 긴장해야 마땅한 상황이 편하다 못해 삼촌  명과 얘기하는 기분이었다. 더는 풀어지면    같아, 단어선택에 애를 썼다.


역시  미술에서 영어로 전향하냐는 질문에 미술은 자신에게 집중하는 작업인데 영어는 소통을 위한 공부이고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그렇게 또 한참 내 서류를 보시더니 들어오면 공부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인터뷰를 마쳤다. 합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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