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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처럼.

by 정원

최근에 대학원 신입생 단톡방에 들어가게 됐는데 너무나도 적은 신입생 숫자에 놀랐다. 학부생은 적어도 4-50 십 명은 뽑을 텐데 대학원 생을 이렇게 적게 뽑는 게 맞나 싶었다. 장학금을 노리고 있었는데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


대학원 정원에 관한 걸 네이버에 쳐 보니 정원 수는 교수님 재량으로 소수의 인원만을 뽑는다는 걸 알았다. 면접 때 무슨 말을 했는지 곰곰이 곱씹어봤다.


독학사로 영문학 학위가 있긴 하지만 동기들은 나를 제외하고 전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듯했다. 나이도 제일 많았는데 교수님은 나에게 무엇을 본 것인지 궁금했다. 어쩌면 시험을 한 걸지도 모르겠다. 예체능 출신 지원자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 아니면 누가 이미 남겨서 내 차례가 왔을지도.


2년여 동안 주시해 온 어학원이 있다. 영어로 경제, 미술, 과학, 마케팅 여러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는 기관이다. 점점 원생이 주는 다른 학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에 체인점을 위해 건물을 보러 다니고 계셨다. AI시대 교육의 미래는 이처럼 과목의 융합이 아닐까 싶다. 마침 대학원 입학식 때 한 교수님께서 축사로 미래시대의 과목 통합에 관한 책을 소개해 주셨다.


입학식이 끝나고 과사람들과 2차로 투다리를 갔다. 선배들은 막 하기에 임용준비를 같이 하고 있었다. 한 선배는 노량진에서 81년생 51기 졸업생과 같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올해로 96년생인 동기가 서른이라고 말했다. 바뀐 앞자리에 무척 낯설어하는 뉘앙스였다. 서른. 만 29. 나에겐 전혀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도 딱 좋은 나이라 부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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