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K 돈까스를 먹고 교토로
아침 6시 15분, 이른 새벽에 알람 소리에 잠을 깼다. 오사카로 떠나는 비행기는 오전 10:30이었다. 늦어도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인 8:30에 도착하기 위해 7:15에 출발하는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선 6:15에 일어나야 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비몽사몽이었지만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몸을 씻고 아침에 쓴 세면도구들을 캐리어에 넣었다. 그렇게 짐을 챙겨 나가는데 너무 시간이 빠듯했다. 잘못하면 버스를 놓칠 것 같았다. 다행히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가 딱 맞춰 도착했고 나는 늦지 않게 공항 리무진을 탈 수 있었다.
새벽에 알람에 일어나지 못하여 비행기를 놓치는 상상을 해본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놓친 비행기의 가격이며 가족 여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대참사. 그렇기에 더더욱 아침에 못 일어날 순 없겠지. 지금까지 살면서 출국 아침에 늦잠을 자서 비행기를 놓쳐본 적은 없다. 출국이라는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더더욱 알람을 끄고 자는 일이 없는 거겠지. 몸이나 정신이나 늦잠 잤을 때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잘 테니까. 그렇지만 신기한 것은 내가 왜 이런 장면을 스스로 상상해보느냐인 것이다. 나는 앞으로의 미래가 나쁜 방향으로 가면 얼마나 끔찍할까 상상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당신은 공항 리무진 버스가 좋으신가, 공항 철도가 좋으신가? 나는 둘 다 좋아한다. 일단 당연히 여행을 떠나는 길이기 때문에 버스든 지하철이든 좋을 수밖에 없다. 공항 리무진은 공항 철도보다 비싸지만 그만큼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고 공항 철도보다 빠르게 갈 수 있다. 버스 기사님은 캐리어도 직접 들어서 실어주시고 꺼내 주신다. 그리고 다른 버스들과 다르게 고속도로를 타기 전에 안전벨트를 맸는지 확인하신다. 그리고 버스가 멈추기 전에 내리려고 하면 위험하니까 내리지 말라고도 하신다. 다른 버스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항 철도는 공항 리무진보다 오래 걸리고 자리에 못 앉고 서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공항 철도에서 밖을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그리고 더 오래 걸리는 시간 동안 여행에 대한 설렘이 더 커진다. 또 공항 철도는 버스보다 시끄러워서 같이 여행을 가는 친구와 수다도 떨 수 있다.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항상 그렇지만 나는 여행을 하는 동안, 여행을 떠나기 전 인천 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가장 설레고 기분이 좋다. 어떤 사람은 이런 설렘이 좋아서 여행을 떠나지 않는데도 인천 공항에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그렇게 인천 공항에 가서 출국하지 않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면 아쉬움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설렘보다 아쉬움이 더 클 것 같다.
공항 플랫폼에는 정말 다양한 나라로 떠나는 비행기들이 많다. 가까운 중국, 타이완, 블라디보스톡부터 미국 LA, 시드니, 이스탄불 등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 나라들의 이름들이 많다. 공항이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이는, 각자의 생활과 경험이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신기한 자리이다. 나도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들이 많은데 언제 또 여행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
이번 여행에서 함께한 항공사는 진에어였다. 5월 2일 출발, 5월 5일 도착해서 294400원이 들었다. 뭐 딱 성수기 가격이었다.
개인적으로 맥덕이라 진에어에서 제공하는 책자에 더부쓰 브루잉의 대(동)강 페일 에일을 파는 광고도 있었다. 한 개 마시고 싶었는데 창가 자리이고 오줌이 살짝 마려운데 옆 사람들은 모두 자고 있어서 화장실에 가기가 애매해서 마시지 않았다.
이번 여행의 일기 예보는 비 오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그래서 우산을 아예 챙기지도 않았다. 날씨운이 꽤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이었다. 이번 여행의 기간이 일본 골든 위크 기간에 포함되어 있었다. 골든 위크 때 사람이 많은 것은 2년 전 후쿠오카 여행 때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식당이나 디저트 가게가 쉬는 곳도 있었고, 마린월드 수족관에 아침 일찍부터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줄을 서 있었다. 거기다가 수족관 식당에는 너무 줄이 길어서 아예 먹을 시도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3박 4일의 일정이라 멀리 가기도 어렵고, 만만한 게 일본이고, 부모님께서 오사카를 한 번도 가보지 않으셔서 가보면 좋을 것 같아서 가게 되었다. (그리고 여행 중 골든 위크에는 역시 일본엔 오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다.)
오사카 공항에 도착하였다. 오사카 공항에 도착해서 모노레일 같은 기차를 타고 입국 수속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런 모노레일이 있었나? 모노레일에서 보는 풍경이 이랬나? 싶을 정도로 낯설었다. 우리가 여행에서 보고 느꼈던 기억들은 특별한 것이 아니면 여행이 끝나면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내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이 며칠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망각이란 무섭고 잔인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즐거운 여행의 모든 행복한 느낌을 다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싶었다.
공항에서 부모님과 동생을 만났다. 나는 서울에서 살기 때문에 인천 공항에서 오고 부모님과 동생은 부산에 살기 때문에 부산에서 왔고 공항에서 연락하여 만났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점심시간이어서 3층에 있는 식당가 중에 KYK라는 돈까스 집을 찾아갔다. 돈까스 맛집이라고 유명한 곳이었다.
친절하게 한글 메뉴판이 적혀있어서 메뉴 고르기가 쉬웠다.
나는 등심과 안심 돈까스 세트를 시켰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안심으로 시키셨다. 동생이 시킨 야채가 들어간 돈까스가 특이했다. 돈까스는 한입 베면 육즙이 줄줄 나왔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아니 그리고 일본 여행 오면 밥에 된장국만 먹어도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타코와사비도 너무 맛있었다.
맥주가 또 빠질 수 없지.
메뉴들의 가격은 위와 같았다.
점심을 먹고 하루카 특급 기차를 타고 교토로 향했다. 이번에는 클룩 앱을 사용해서 예약했는데, 예약 내역을 인쇄해가지 않고 앱의 QR 코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편했다. 참고로 기차표를 일본 공항에서 구입하시면 훨씬 비싸니 한국에서 미리 승차권을 구매하시고 가길 바란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거의 반값 수준이었다.)
오사카 역에서 기차를 타고 교토 역으로 이동하였다. 솔직히 오사카를 네 번이나 오면 약간은 지겹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차를 타고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도 하고 많이 다르기도 한 일본의 풍경을 보면 처음에 드는 생각이 '오사카에 네 번째로 와도 역시 여행은 좋긴 좋구나.'였다. 바깥 풍경을 구경하면서 나는 앞으로의 여행을 설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교토 역에 도착하였다!
교토 역 앞의 교토 타워가 우리 가족을 반겨주고 있었다.
교토역에는 사람이 진심 너무 많았다. 시끌벅적하고 정신없어서 우리 가족은 교토 역 구경은 못하고 바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숙소로 향하는 100번 버스는 일반적인 일본 버스와 다르게 앞에서 타서 뒤로 내리고 요금도 선불이었다. 사람이 많은 관광지라서 그런 걸까? 그렇게 버스를 타고 우리 가족은 내가 예약한 료칸 숙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