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레오 마이킹

마이크 두 대로 기타 녹음하기

by 박천희

지난 편 "원테이크 못해먹겠다"(https://brunch.co.kr/@junha04/29)에서 원테이크를 고수해야 할지 너무 고민이라고 했는데 진작에 때려치웠다. 원테이크로 녹음하는 건 올해는커녕 몇 년은 걸릴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십 번의 녹음 끝에 '오늘도 녹음에 실패하였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몰려오는 비참하고 우울한 기분이 싫었다. 이렇게 계속 원테이크를 고집하면 앨범 발매도 늦어지고 정신 건강에도 안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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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타와 보컬은 따로 녹음하고, 기타와 보컬 각각도 여러 구간 나눠서 녹음하는 방식으로 바꿔보았다. 바꿔보았는데 각 트랙이 연결되는 부분이 크게 이상하지 않았고 녹음도 훨씬 수월했다. 그런데 보컬 같은 경우 너무 잘게 쪼개니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각 녹음마다 톤이 다르고, 노래가 끊어지는 느낌이 별로였다. 그래서 보컬은 1, 2절로만 나눠서 한 번에 녹음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녹음에 관한 정보들을 찾다 보니 "스테레오 마이킹" 방법을 사용하면 꽤 좋다고 한다. 스테레오 마이킹은 두 개 이상의 마이크를 이용하여 사운드에 입체감이 생기도록 해주는 녹음 방법이다. 내가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은 하나의 마이크 녹음하기 때문에 입체적인 사운드로 만들기 위해선 믹싱 단계에서 따로 처리를 해줘야 한다. 딜레이를 이용하거나 특정 플러그인을 사용하면 되는데 딜레이를 사용하는 방식은 번거롭고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고, 플러그인은 원하는 플러그인을 찾아보는 시간이나 비용이 들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와중에 나를 사로잡은 스테레오 마이킹 영상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kbYnUEPXdU

위의 영상에서 자신의 favorite setup이라고 하는 방식의 소리를 듣는데 모노 마이킹과는 정말 확연히 다른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거다! 하고 스테레오 마이킹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스테레오 마이킹은 보컬보다는 기타 녹음에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기타는 수음 지점에 따라서 들리는 소리의 질감이나 톤이 다양하기 때문에 2개 이상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스테레오 마이킹을 사용하면 입체감뿐만 아니라 기타의 풍성한 사운드를 녹음할 수 있다.


스테레오 마이킹은 가장 유명한 것이 4가지 방식이 있는데 1)XY 2)ORTF 3)AB 4)MS 가 있었다.

1) XY

XY-Stereo.jpg

XY는 두 개의 마이크를 직각으로 두고 왼쪽 마이크는 오른쪽, 오른쪽 마이크는 왼쪽을 바라보는 형태이다.


2) ORTF

ORTF-Stereo.png

ORTF는 사람 귀의 모습을 본뜬 방식이라고 한다. 실제 사람의 귀의 위치와 각도를 닮아있다.


3) 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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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방식의 경우에는 comb filter 효과(위상 간섭)가 발생하기 쉽고, 마이크 사이의 거리가 음원과의 거리의 3배가 되어야 한다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이런 제약과 위상 간섭의 위험성이 있길래 내가 녹음하는 방식으로는 고려하지 않았다.


4)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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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유튜브 영상에서 my favorite mic setup이라고 소개한 것이 MS 방식이었다. 아래에 있는 마이크는 양지향성 마이크이다.


4가지 마이크의 스테레오 너비를 비교하자면 AB > ORTF > XY, MS이다. 마이크가 수음을 받는 위치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AB는 두 마이크 사이의 간격이 있기 때문에 가장 크다. ORTF는 마이크가 바라보는 곳이 중앙이 아니기 때문에 스테레오 너비가 넓다. 반면 XY와 MS는 기본적으로 음원의 중앙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스테레오 너비가 작을 수밖에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이크는 블루 스파크와 오디오 테크니카 AT-2035였다. 스테레오 마이킹을 하기 위해선 동일한 마이크를 이용해야 한다. 다른 마이크 2개를 사용하는 경우는 스테레오 사운드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두 마이크의 다른 특징을 섞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던 블루 스파크는 구형이라 단종되어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인터넷에 구형 블루 스파크를 파는 곳에 재고가 있는지 물어보니 다 재고가 없다고 했다. 혹시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블루 스파크를 수입하는 곳에 전화해보라고 했다.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블루 스파크를 팔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마이크를 샀던 것보다 더 비싸게 팔고 있었다. 전화해서 물어보니 단종이 되어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 모델이 나오면 구형은 가격이 더 싸지는 게 일반적인데 마이크는 다른가보다. 그래도 혹시 낙원상가에 더 싸게 파는 곳이 있을까 싶어서 낙원 상가의 마이크 파는 모든 곳에 발품을 팔아봤지만 구형 블루 스파크를 파는 곳은 없었다.


옛날에 샀던 것보다 조금 더 비싸게 샀지만 그래도 있는 게 어디인가. 다음 편에는 여러 가지 스테레오 마이킹 방식에 따른 소리의 차이점을 비교해보겠다.



자료 참고 출처 :

https://thenotemusic.tistory.com/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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