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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천희 Mar 23. 2020

글만 한 것이 없어라

친구의 권유로 최근 그림 일기를 열심히 그렸다. 내가 만화에 재능이 있다나 뭐라나. 친구는 무거운 얘기도 담백하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다고 했다. 내 만화들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꼭 야한 걸 그려보란다. 야한 얘기라는 자극적인 주제와 소소하게 풀어내는 내 장점이 만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언젠가 야한 만화도 그려봐야겠다. (그땐 꼭 익명으로 그려야지)


그렇지만 역시 나에겐 글만 한 것이 없다. 글을 쓸 때면 마음이 평화롭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바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림도 물론 내 생각을 표현하기 좋은 수단이지만 나에겐 그림보단 글이 더 편한 방법이다.


요즘은 코로나로 온 세계가 뒤숭숭하다. 얼마나 타격이 큰 지는 나만 봐도 알 수 있다. 내 주식 계좌의 한 종목은 수익률이 -50%를 넘겼다. 팔까 말까 고민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팔지 말고 존버해라고 그랬고, 전염병에 의한 가격 하락은 일시적일 거라 그랬다. 실제로 메르스나 사스 때도 반등에 성공했고 이번 코로나도 그럴 것 같지만 내가 너무 일찍 샀던 게 잘못이었다. 아직 그 종목은 팔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


같은 부서의 사람이 지난주 금요일 퇴사를 했다. 부럽기도 했고 걱정되기도 했다. 그분은 다른 회사에 합격하지 않고 퇴사를 하셨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친 만큼 열심히 이직 준비를 하게 되지 않을까. 건승하시기를 기원한다.


나도 언젠가 퇴사하는 날이 올까. 그 날은 언제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서 퇴사하게 될까,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게 될까, (끔찍하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를 마지막 회사로 퇴직을 하게 될까. 사람 일은 알 수 없겠지만 내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퇴사를 하게 되면 좋겠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봄은 코로나의 여파로 공장 가동이 적어져서 공기가 맑지 않을까? 코로나 때문에 마음껏 밖에 나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화창한 봄 날씨가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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