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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학사 Sep 11. 2023

홉스 리바이어던(7)

인간은 서로 죽일 수 있어서 평등하다

전학사


『리바이어던』 에는 핵심 키워드들이 있습니다. 그 키워드들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불리는 ‘자연 상태’ 그리고 ‘자연권’이라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자연권’을 지키기 위한 ‘계약’이 필요하고요. 그다음에 ‘계약’을 통해서 시작되는 ‘코먼웰스’와 그리고 ‘주권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됩니다.      


그리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자연법’, 그리고 ‘자연법’을 운용하는 ‘코먼웰스’를 지키는 방법까지에 대한 내용이 저희 다룰 내용입니다. 앞서 말씀드리다시피 『리바이어던』 책 상당 부분이 기독교에 대한 홉스적 해석을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은 다루지는 않습니다.

      

* 동서문화사에서 펴낸 『리바이어던』 에서 제13장 「인간의 자연 상태」라고 하는 부분부터 제30장 「주권을 지닌 대표자의 직무」까지 다룸     


Abraham Bosse가 그린 표지(출처 : 위키백과)

『리바이어던』이라고 하는 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역사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 많이 하는 것 이 표지의 상징성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남자가 있습니다. 왕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인데 오른쪽에는 검을 들고 있습니다. 이 정치권력을 상징하는 의미겠죠. 그리고 왼쪽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있습니다.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은 교회 권력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점은 이 사람 얼굴 밑에 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표지의 사람이 의미하는 존재가 바로 리바이어던입니다.






권박사      


맞습니다.      







전학사      


그래서 리바이어던이 하나의 인격적인 사람이라고도 생각될 수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인격체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 수 있습니다.     







권박사      


각 개인들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자연권을 한 사람한테 이양시킴으로써 “만인이 곧 일인이고 일인이 곧 만인이다” 이점을 그림이 내포하고 있습니다.






전학사      


‘검’과 ‘지팡이’를 같이 가지고 있는 점은 영국적인 상황하고 좀 맥락이 닿아있습니다.      


영국에는 ‘국교회’라고 하는 종파가 있어서 영국 국왕이 교회 권력의 수장이 되는 그런 상당히 차별적인 종교적 배경이 있습니다. 프랑스나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가톨릭이 주 종파였습니다. 



영국 국교회 교기, 가운데 그리스어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가톨릭 교회의 수장은 교황이라고 세속 권력의 수장인 왕과 개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상당히 독특한 종교 권력적인 구조가 이 그림에서도 나타나 있는 거 같습니다.      



‘리바이어던’이라고 하는 이름은 성경에서 가지고 온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성경』에서 ‘리바이어던’을 찾아봤는데, 「욥기」에서 나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욥기」에 ‘리바이어던’으로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권박사      


‘레비아탄’으로 나오지 않아요?     






전학사      


우리나라 번역 성경에는 ‘리워야단’으로 나옵니다. 「욥기」 제41장 제1절에 나오는 내용인데, ‘리워야단’은 바다에 사는 우리 식으로 따지면 ‘용’과 같은 괴물로 일컬어집니다. 여기서 가지고 있는 종교적인 의미는 인간이 제압할 수 없는 존재를 ‘리워야단’이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귀스타브 도레, 레비아탄의 파괴(출처 : 위키백과)




그래서 이를 차용한 의미로 홉스는 인간인 한 개인이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권력을 하나의 인격체로 묘사하기 위해서 ‘리바이어던’을 제목으로 따오지 않았을까 저는 생각했습니다.     


본문 이야기를 미리 가미해 보자면, ‘자연 상태’라고 하는 것이 매우 특징적입니다. 홉스의 사고의 시작을 알리는 ‘인간은 평등하다’과 연결됩니다.     


자연에서 인간은 왜 평등하냐?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당연히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랑 제가 소유한 재산이 다르기에 실제로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법 앞의 평등’ 등 “인간은 평등하다”는 이야기는 원칙적인 부분이지만 공감을 사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홉스의 주장은 상당히 급진적이고 선명합니다. 홉스는 “인간이 왜 평등하냐?”라는 질문에 “서로가 서로를 죽일 수 있기 때문에 평등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권박사      


육체적 힘에 있어서도 사람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지적인 능력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육체적인 힘에서 좀 차이가 있대도 여러 사람이 뭉치면 그 힘 있는 사람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지적인 면에서도 소수의 뛰어난 사람이 있긴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도 그만큼 똑똑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많다. 


뭐 이런 식으로 하면서 지적이나 육체적인 모든 면에서 인간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전학사      


독특한 발상인 거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권박사     


글쎄요. 우리가 아까 홉스 생애를 잠시 살펴봤지만 극심한 혼란의 시기에 살았지 않습니까? 



작가미상, 영국 내전 중 네이즈비 전투(1645) 묘사도(출처 : 위키백과) 


그러니까 홉스가 살아갔던 삶의 주요 시기는 전쟁이 일상이던 그런 혼란한 시기였기 때문에 결국 그와 같은 상황을 인간의 자연 상태로 본 거겠죠.      


영국 내전에서 50만 명이나 죽었다고 하는 건 여전히 믿기지는 않는데, 그렇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당연히 인간은 가만히 놔놓으면 만인이 만인과 싸우는 그런 상태로 보는 건 너무 자연스럽겠죠.      






전학사      


홉스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악은 폭력에 의해서 죽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오래 사셨나 봅니다. 

악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권박사     


사실은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쓴 언저리에 크게 병을 앓았었어요. 병을 앓았는데 되레 회복이 되어서 고비를 넘기면서 장수하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홉스는 왕당파였는데 왕을 모시고서 유럽을 망명을 하면서 영국의 혼란 상태를 어떻게 극복해야 되는지 고민했을 것입니다. 세속 권력과 신성 권력 사이에 갈등이라든지, 크롬웰 체제를 인정해야 하느냐 마냐 하는 문제 등 온갖 현실적인 정치적 주요 사안을 놓고서 끊임없이 망명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홉스는  『리바이어던』를 출간하면서 망명지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왕당파와 결별을 했습니다.  

    

『리바이어던』 3, 4부에서 기독교에 대한 이단적인 해석을 하면서, 동시에 홉스 자신은 스스로 마음을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 어떤 곤란한 난제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쓰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은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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