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블라블라 – 늦잠

by 전학사

핸드폰 전화 소리에 잠을 깼다.


전화를 받자마자, 직감적으로 늦잠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지난밤 먹고 잠든 감기약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이르게 맞춰 둔 연이은 알람 덕에

괜히 여유를 부렸던 걸까.


이유를 따져 묻는 마음은

순간의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옷을 챙겨 입었다.


차를 몰며 떠올린 감정은

자책보다 감사에 가까웠다.


늦더라도 나를 애타게 기다려 줄 사람이 있고,

여전히 내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삶.


늦잠은 진짜 삶 앞에서 허락된

작은 ‘사치’였다.


다만,

사치는 반복되면 재앙이 된다.

팍스 로마나 역시

사치 속에서 쇠망의 길로 들어섰듯이.


그런 생각에,

혼자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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