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다가 새벽을 다 썼다
내일이면 채워질 새벽이지만
너의 마음은 나로 채워지진 않겠지
귀뚜라미가 쓰륵이는 동안
내 맘은 아주 조금 쓰렸고
머금었던 한숨 한 모금은
살갗에 닿은 스산한 바람에게 보내주었다
무엇이 고파 잠을 못 이루는 건지
내 모습이 고달파 잠 못 이루는 건지
누군가는 그 답을 알고 있을지도
어쩌면 그 답을 알고 싶지 않을지도
창 밖은 온통 컴컴하고
내 맘도 온통 먹먹한데
네 생각만 켜두어서 그랬는지
컴컴했던 나의 머릿속은
너의 밝은 모습으로 가득찼다
새벽은 매일 채워지지만
아무래도 나의 마음속은
이미 너로 가득 차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