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016년 5월, 브런치의 작가가 되고 나서 야심 차게 글을 꾸준히 써보겠노라 다짐했었다. 물론 얼마간은 정말 열심히 썼던 것 같다. 무슨 글을 주제로 쓸까 고민하고 길이는 어느 정도로 해야 좋을까 단락 구성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머릿속으로 많이 생각했더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쌓여가는 해야 할 일과 낮아지는 우선순위로 인해 꾸준한 글쓰기는 점점 멀어져 갔다. 수많은 작가들은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말할 때 꾸준히 쓸 것을 말한다. 그 얘길 들을 때마다 어렵지 않은데? 라며 좋은 글귀를 찾을 생각만 했다. 하지만 꾸준한 글쓰기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실력 성장의 방법이며 가장 어려운 방법이었던 셈이다.
장장 11개월 만에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사실 다시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게 된 건 취업을 준비하게 되면서이다. 현재 어딜 가도 볼 수 있다는 취준생인 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보면서 무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꽤나 큰 무기라는 걸 알았다.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련만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던 나는 그래서 다시금 글을 써보기로 했다. 그것이 취업을 위한 디딤돌이냐 물어본다면 겸사겸사라고 말하고 싶다.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면 좋고, 글을 꾸준히 쓸 수 있으면 그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이런 게 일석이조이지 않을까. 물론 1년 전에도 이와 같은 다짐을 했노랬다. 이 다짐이 언제까지 가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니까.
글을 쓸 때마다 매끄럽고 쉽게 읽혔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꾸준히 글을 쓰던 때에도 고민거리를 만들던 것이 글머리가 사라진 지금에서야 사라졌을 리가 만무하다. 글을 읽다 보면 느끼겠지만 필터를 거의 거치지 않고 있으며 쓰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예전엔 완벽하게 쓰고 싶어 한참을 고민하다 포기한 적도 많았다. 지금은 좀 더 투박하더라도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연습을 하려 한다. 그러다 보면 수많은 작가들이 말했던 것처럼 글 쓰는 실력이 조금 더 늘지 않을까?
과연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다짐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어렵다. 글을 쓰는 것과 꾸준한 것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