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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한 Jun 02. 2016

하고 싶다 그런데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청춘(靑春)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시기의 삶을 살고 있는 요즘. 패기 넘치게 무엇이든지 당돌하게 실행에 옮기고 부딪힐 법한 나이임에도 나는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 나는 왜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인생을 살고 있지 못하는 것일까.


 처음엔 그저 내가 정적인 사람이라 그러려니 생각했었다. 혼자 해 버릇하는 게 익숙해서, 주로 차분하고 조용한 취미들이 많아서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정적인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행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일이었다. 


 '아, 과연 이걸 내가 해도 되는 걸까.'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마다 나의 머릿속에는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스스로를 자그마한 사람이라 생각하여 '하고픈 것'이라는 큰 행복에 대해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바람의 대부분은 애석하게도 나중을 기약하며 사그라들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중을 기약한 바람은 이런저런 적당한 핑계를 대며 추억을 가장한 씁쓸한 동경으로 남았다. 그리고는 만약이란 가정을 하며 '하고픈 것'을 이루었을 때를 상상하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기게 마련이었다.


 때론 이루어졌을 때의 실망감을 걱정하기도 했다. 마치 닿지 않는 포도를 보며 신포도라고 애써 외면한 여우처럼 내가 바랬던 행복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실망할까봐 포기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 브런치에서 '작가'가 되어 글을 쓸 수 있게 된 뒤에도 노트북 앞에서 주저하다가 결국 글쓰기를 포기한 날도 여러 날 되었다. 내가 애써 공들인 글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나를 막아섰다.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무슨 글을 쓸까 고민했으면서도 말이다. 


 사실 겁이 난다. 나에겐 많은 힘을 쏟아야 하는 일이 다른 이에겐 별일이 아닌 것으로 치부될까봐. 별 것 아닌 척 담담하려고 해도 그건 좀 무서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나 자신에게 얼마나 큰 실망을 할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나는 과연 언제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가 있을까. 하고 싶은 것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라는데 나에게 과연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들이 쏟아지지만 그래도 오늘 나는 꾸역꾸역 글을 써 내려간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 


 나는 오늘, 그래도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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