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한 Jun 30. 2016

어느덧 절반의 끄트머리, 그리고 또다른 절반의 시작

다시 새로운 절반을 위해서




 벌써 올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숨가쁘게 달려왔단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덧 달력은 7월을 가르키고 있었다. 나는 과연 잘 지내고 있었을까? 전역 전에 가졌던 야심찬 계획들은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어느 정도는.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은 어느정도,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느릿느릿 해오고 있었다. 지난해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었다. 서툰 글을 얼기설기 써내려 제출했지만 결과는 탈락. 오기를 가지고 한번 더 신청했지만 역시나 다시 한 번 탈락. 그리고는 시무룩해져 브런치 연재를 포기했었다. 그러다 지난 달, 문득 브런치 생각이 다시 났다. 미련이 계속 남았었던 모양이었다. 조급했던 마음을 버리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결과는 다행히 합격. 그 이후로 온 정성을 다해 글을 써나가고 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능동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 자그마한 필력으로 써내려가는 이 행복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제대하기 전, 전역 후에 알바를 하겠단 계획을 세웠었다.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뒤적거리면서 좀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을리가 만무했다. 결국 아무런 소득도 없이 전역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입대 전에 일했던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냐는 전화가 왔고 그렇게 나는 전역한지 이틀만에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바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훨씬 더 바쁘게 살고 있었다. 나의 계획들을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는 지금, 해야할 것들과 해나가고 있는 것들, 그리고 조금은 아쉬운 것들로 올해의 절반이 마무리 되어간다.



 전역 후에 가장 먼저 할 것이 아르바이트였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일 덕분에 조금은 아쉬운 일들이 생기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 나의 시간들이 많이 사라졌다.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쉬기 바빠서 집에 돌아와 그저 인터넷을 뒤적이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일이 많아졌고 자기계발은 꿈도 못꾸는 일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영혼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어차피 방학동안 할 아르바이트니까 그래도 괜찮은걸까, 아니면 나를 위해 사는건 언제나 중요한걸까.


 올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나에겐 지나간 절반보다 지나갈 절반이 더욱 중요하다. 많이도 기다렸던 복학을 하고 나를 가꾸고 어제보다는 더 나은 오늘을 살아야한다.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이 나에겐 또 어떤 하루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내일부터 나는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나의 아쉬움을 메울 수 있는 매일을 살아보려한다. 이 두서없는 생각의 흐름대로 쓴 글이 나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거라고 믿고 싶다. 



 걱정했던 나의 절반은 그래도 괜찮았다. 잘했다. 잘 지나가주어 고맙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 싶다 그런데 하고 싶지 않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