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땡땡이

2015년 3월 24일

by 준혜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딸아이는 배가 아프다며
울먹거린다. 손으로 배를 쓸어주면서 토할 것 같으면 얘기하라고 하고 같이 누워있었다.

어린이집에는 오늘 딸아이가 아파서 못 간다는 전화를 했다.

나는 언제든지 병원에 갈 준비가 되어있었다. 다행히 딸아이는 죽을 끓여달라고 하더니 두 그릇이나 먹고 혼자 놀기 시작했다.


우리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월요일을 일요일처럼 보냈다.


요즘 컵케이크 장식에 빠져 있는 딸아이는 집에 있는 소꿉놀이 장난감 위에 물감을 뿌리고 논다. 둘째가 저걸 다 빨아먹을까 봐 걱정스럽다니까 아는 언니가 장난감을 빨래망에 담아서 식기세척기에 넣고 찬물로 돌리면 된다고 이야기해 준다.

걱정은 나누어야 해결된다.


핫초코랑 홍차를 만들고 마시고 싶은 대로 한 입씩 마셨다.

둘째는 간이침대를 핥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출장 떠난 남편에게 오늘 밤 집에 들어올 거라는 연락을 받았다. 시카고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지금 공항에서 노트북을 켜고 회사일을 하고 있다.

나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불안한 마음으로 설거지를 하고 밥을 새로 짓고 딸아이에게 (아빠가 온다는 말은 하지 않고) 청소를 하자고 이야기했다. 둘째를 간이침대에서 꺼내 바운서에 앉혔다.

월요일, 땡땡이는 끝났다.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354
매거진의 이전글엄마로 독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