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게

by 준혜이

둘째는 혼자서 얼마나 일찍 일어난건지 아침 아홉시부터 졸리다고 칭얼거린다. "엄마, 비디오봐도 되요?" 가 아침인사인 딸아이는 아이패드를 바쁘게 찾아다니지만 결국 내가 나서서 딸아이 두 손에 아이패드를 올려준다.


딸아이는 아침밥보다 먼저 체리를 달라고 한다. 아기띠로 둘째를 메고 칼로 체리를 반 갈라 손으로 씨를 빼고 있는데 딸아이가 껍질을 까달라며 나에게 귤을 내민다.



하루에 두 시간만 집 밖에서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네 살짜리 딸아이는 그냥 몸집만 작은 어른이다. 그래서 내 도움이 별로 필요없어 보이는 일을 딸아이에게 해줘야 할 때 나는 짜증이 난다. 아이패드를 찾아준다거나 귤 껍질을 까주는 일들.


잠든 둘째와 과일을 먹고 있는 딸아이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아이들이 나에게 귀찮게 자주 도와달라고해도 언짢은 표정을 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도움을 구하는 일이 지금부터 어려운 일이 된다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얼마나 더 어려워질까,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뭐든지 도와줄 수 있을거라 믿고 당당히 도와달라고 말하는 아이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보다 더 예쁘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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