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들

Fargo 에서

by 준혜이

돌이 갓 지난 둘째와 곧 다섯 살이 될 딸아이를 하루종일 혼자 보고 있으면 정신이 없다.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을 제대로 보고 있는 지 계속해서 시험하는데 나는 답이 없다. 큰 애와 작은 애가 같이 있으면 한 살 아이는 보통의 한 살 아이보다 더 아기 취급을 받고 다섯 살 아이는 더 큰 아이처럼 행동하길 강요받는다.


주말에는 호텔 수영장에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월요일 오전의 수영장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는 걸 실감나게 해준다. 또래 아이들과 놀고 싶어서 딸아이는 직장인처럼 주말을 기다린다. 내가 우리는 이번 주 금요일에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하니까 딸아이는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미끄럼을 타는 게 재미있다고 얘기한다.


아이들을 욕조 속에서 놀게 하고 나는 뚜껑이 닫힌 변기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윤상 노래 소심한 물고기들까지 틀어놓고 애들 손발이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나는 이대로 있기로 했다. 아이들을 도로 내 뱃 속에 넣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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