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밤 아홉시가 되기도 전에 아이들이 잠들었다. 딸아이가 둘째에게 옮겨심은 콧물감기 탓에 둘째는 코를 그르렁거리고 딸아이는 가끔 기침을 한다. 딸아이가 창문에 붙여놓은 플레이도가 창틀로 떨어진다. 이 소리에 나는 누군가 밖에서 우리 창에 돌을 던지는 줄 알고 놀랐다. 방바닥에서 말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방바닥에 엎드려 아랫집 여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여자가 아는 사람이 암에 걸려 키모테라피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자의 새로운 직장과 상사는 나쁘지 않다. 여자는 올 가을에 뉴욕, 뉴저지 Bar exam을 볼 계획이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았는데 자신이 버는 돈의 반이 렌트로 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여자가 웃었다. 여자의 지난 룸메이트는 자기가 살아본 사람 중에 가장 지저분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여자는 이 아파트에서 나가 혼자 살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제 저녁마다 아랫집에 불이 켜져있나 확인할 필요가 없겠다. 여자는 매일 집에 일찍 돌아와 공부를 할테니까 말이다.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집 문 앞에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애원하던 여자의 얼굴이 흐릿하게 기억난다. 아랫집 여자에게 나는 듣기 싫은 발소리 중 하나일 뿐이지만 나는 여자에 대해서 꽤 많은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여자에게 너그러울 수 있다.
잠으로 크는 아이들의 숨소리, 계획과 노력으로 바쁜 내일을 친구와 나누는 목소리, 밤이 들린다. 물 대신 식은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비가 그칠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