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체온계를 손에 쥐고 아이들 옆에 누워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딸아이는 일요일밤에도 열이 났었는데 해열제 없이도 열이 내려 괜찮아진 줄 알았다. 배와 등에 두드러기가 올라온 둘째는 응급실에 데려가야하는 건 아닌 지 고민스러웠다. 나는 두 아이 모두에게 해열제를 주고 옷을 얇게 입혔다. 둘째는 열이 금방 내렸지만 딸아이는 자다깨서 해열제를 먹어야 할 정도였다.
병원말고 유치원에 가고 싶다면서 우는 딸아이를 달래고 이제는 얼굴까지 두드러기가 올라온 둘째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겨울의 미래를 보고 상자 속에 봉인한 봄의 과거를 후회하게 만드는 영하 3도의 칼바람이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병원 셔터가 올라가기도 전에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는 딸아이를 아프게 하는 바이러스가 둘째에게서 온 것 같다고 하고 둘째의 두드러기는 항생제 알러지일 수 있으니 조금 지켜보자고 했다. 딸아이는 항생제와 기침약을 처방받았고 둘째는 눈꼽때문에 안약 처방을 받았다. 오늘, 내일 유치원에 가면 안된다는 의사의 말에 딸아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약사가 처방전을 보더니 의사가 처방해 준 안약이 약국에 없다고 했다. 그 안약은 의료보험 적용이 되는데도 79불을 내가 부담해야한다고 했다. 약사는 그 안약을 내가 꼭 원하면 다른 약국에서 가져다 주겠다고 했고 아니면 의사에게 자신이 전화를 걸어 다른 안약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약사의 사려깊은 태도로 내가 17불 얼마를 79불로 잘못들은 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둘째가 태어나기 한 달 전, 일주일에 두 번씩 초음파 검사를 받으라던 초음파 테크니션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가 병원비 고지서를 보고 사기 당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딸아이에게 약을 먹였다. 둘째 눈에 안약을 넣는 건 실패했다. 나는 딸아이에게 아프지말라고 하나마나한 말을 했다. 울음이 나려는 걸 겨우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