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탓에 딸아이의 토요일 축구가 취소되었다. 딸아이 축구화랑 무릎보호대를 사면서 상상한 축구 선수 기운을 뿜는 딸아이를 당장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우리는 짐을 챙겨 펜실베니아에 있는 Hershey park로 떠났다.
차 안에서 둘째는 낮잠을 자고 딸아이는 아이패드로 팅커벨을 봤다. 우리는 자가용 없이 필요할 때마다 차를 빌려서 쓰는데 매 번 다른 차를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직 어떤 차를 사야할 지는 결정 못했지만 사고 싶지 않은 차는 있다.
남편이 운전하면서 행복하다고 했다. 나도 온 가족이 한 곳에 모여 각자 할 일을 하면서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 이 상태를 좋아한다.
지난 번 남편의 출장지는 여자 직원들이 많은 회사였다. 직원들이 자신들과 남편이 같이 일을 하는 동안 혼자 아이 둘을 보고 있는 나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보인 반응때문에 남편은 얼마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불평과 원망없이 자신의 일을 지지해주는 내가 자신의 회사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도 말했다. 남편은 나를 잘 모르지만 나는 남편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딸아이가 눈이 왜 하늘에서 내리지 않고 앞에서 오고 있냐고 물었는데 나는 우리가 차를 타고 앞으로 빨리 가고 있어서 그렇다고 밖에 대답할 수 없었다.
호텔로 바로 들어가려다가 Hershey's Chocolate World를 구경하고 초코렛 두 봉지를 샀다. 허쉬 밀크 초콜렛에서 치즈맛이 난다는 초콜렛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일요일 날씨도 쌀쌀했다. 딸아이는 우리없이 혼자서 놀이기구를 탈 만큼 커버렸다.
우리는 겨우 해가 지기 전에 집에 돌아왔다. 구글맵대로라면 집까지 두 시간 반이 걸리지만 우리는 맥도날드에 멈춰서 귤을 사고 장난감도 사고 커피도 샀다.
다시 월요일. 나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본 남자 얼굴이 생생한데 실제로 아는 사람은 아니다. 문득 내가 겪은 가장 비현실적인 경험이 연애와 출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지키는 비현실의 관문을 통과했더니 꿈 속의 남자 친구가 나를 알아보고 한없이 다정하게 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