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하나마나한 청소를 한다.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바닥에 깔린 장난감에 나와 아이들이 부상을 당한다. 더럽지만 아름다워서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 있다면 식탁 위의 물컵에서 쏟아진 물이 카펫에 그린 물자국과 그 자리를 핥고 있는 둘째일 리는 없다. 나는 아이들의 실수에 소리치지 않으려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전기레인지를 아주 깨끗하게 닦았다. 그 뒤로 전기레인지가 더러워질까 봐 조심하는 나의 식사준비는 우아해졌다. 우아함은 보기 싫은 것과 하기 싫은 일을 피할 때 발휘되는 능력이다.
둘째가 점점 장난꾸러기가 되어가고 있다. 딸아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후다닥 뛰어들어가 딸아이의 볼 일을 방해하고, 화장실 쓰레기통을 뒤지고, 화장실 휴지를 다 풀어놓는다. 화장실 문이 미닫이 문이라서 조금만 열려 있으면 둘째가 문틈으로 발, 엉덩이, 어깨, 머리를 차례로 집어넣어서 문을 연다. 둘째가 온몸으로 화장실 문을 여는 걸 변기에 앉아서 처음 보았을 땐 신기해하면서 웃었지만 이제는 문 여는 속도가 빨라져서 보고 웃을 시간도 없다.
둘째는 식탁 의자에 올라간 다음 식탁에 기어올라가 식탁 위에 있는 물건들을 바닥에 던지는 걸 즐긴다. 식탁 의자를 식탁에 잘 집어넣으면 겨우 식탁 의자에 올라가 더는 움직이지 못하고 납작 엎드린 채로 운다. 식탁과 의자 사이의 좁은 틈으로 보이는 둘째의 기저귀 찬 엉덩이가 귀엽다고 생각하다가 딸아이는 어렸을 때 이러지 않았는데 이게 딸과 아들의 차이인가 싶어 심란했다.
밖에서 걷고 싶어 하는 둘째의 안전을 위해서 끈 달린 가방을 샀지만 둘째와 나 사이의 거리와 속도 조절이 어려워서 못쓰겠다.
오노, 딸아이 색연필을 계속 부러뜨리면서 둘째가 외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