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토요일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수영말고 아이들이 호텔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으러 방을 나서는데 둘째가 신발 신기를 거부하고 유모차에 타지 않겠다고 격렬히 떼를 썼다.
호텔 플레이룸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아이들이 놀지 않아 우리는 피곤했다. 그래서 비가 그칠 때까지 방에 있다가 라스베가스 스트립에 가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딸아이가 언제 갈꺼야, 나 재미없어를 노래하면 식당 밖으로 나올 시간이다. 나는 뷔페에서 크렘블레를 네 개나 먹었다. 남편 스마트폰을 몬트리올에서 온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우리는 애들을 끌고 수족관에 갔다.
딸아이는 유모차에 타고 싶어하고 둘째는 우리가 가는 반대방향으로 뛰어간다.
불가사리처럼 널부러지고 싶은 우리였다. 수족관이 작기도 했지만 우리는 30분만에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갔다.
저녁은 인앤아웃 햄버거. 나는 햄버거를 두 개나 먹어치웠다. 그런 다음 딸아이에게 보기 싫어질 때까지 유투브를 봐도 된다 말하고, 둘째를 재웠다. 나는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만 하다가 결국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남편 친구 부모님, 이모님들과 함께 Le Reve, The Dream 공연을 보러가기로 했다.
공연시간은 9시 30분이었지만 Wynn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8시15분이었다. 나는 슬롯머신 앞에 앉았다. 남편이 다 잃어도 된다는 말과 함께 105불을 따로 챙겨줬는데 나는 순식간에 50불을 잃었다.
아름다운 남편 친구의 엄마가 공연장에 들어가자고 나를 찾았을 때 내 지갑에는 410불이 들어있었다. 운명의 여신이 돌리는 물레에 꽝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나 혼자 세 시간 반 동안 외출했다 돌아오니 아이들은 다 잠들어있고, 남편은 아주 어려운 숙제를 해낸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이가 생긴 뒤 스스로를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를 보면서 남편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밤기운에 사로잡힌 내가 다시 호텔 밖으로 나가버리기 전에 남편은 내일이면 유부남이 될 친구에게 술을 먹이러 떠났다.
나만 참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얼마나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알겠지만 쉽게 고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