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결혼하기 전이나 후나,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 초대받으면 내 생각은 타임머신을 탄다.
딸아이는 결혼식에서 신랑, 남편 친구에게 반지를 전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 아이들이 결혼할 때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신랑의 팔짱을 끼고 입장하는 신부의 울먹이는 눈을 보고 나도 같이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두 사람이 굴곡없는 삶을 살아왔다면 결혼이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결심일 수 있고, 고난의 연속인 삶 속에서 치르는 결혼이라면 그건 오래도록 가만히 변치 않을 안정을 찾기 위한 모험이 될 수도 있다. 결혼이 인생의 전부이거나, 두 사람의 삶을 한 순간에 바꾸어 놓지는 않겠지만, 사실은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나에게는 종종 있다.
결혼식이 끝나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 남편과 친구 하나가 짧은 의논 끝에 바닥에 깔린 카페트를 들어 꽃잎을 털려고 시도하다 손만 더럽히고 말았다. 멀찍이 서서 그걸 구경하고 있던 나는 남편과 친구에게 다가가 물티슈를 두 손에 올려주었다. 문득 물티슈가 지구를 구하지는 못해도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내 육아의 더러움을 구해주고 있다는 고백을 하고 싶다.
나와 남편이 그동안 싸우며 내뱉은 모든 말들의 그림자는 나를 우리 엄마처럼 사랑해줘, 였다. 그러니까 부부가 사이좋게 오래오래 지내려면 아이가 없어도 육아책을 한 권 사서 읽어보는 게 큰 도움이 될거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