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일요일 저녁에는 남편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라스베가스 다운타운에 갔다.
속옷만 입고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여자들과 티팬티만 입고 기타치는 아저씨의 뒷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나는 딸아이 걱정을 했다. 내가 처음 라스베가스에 왔을 때 남자, 여자인 것 자체가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고는 더워도 외투를 벗고 다닐 수 없었는데 딸아이는 라스베가스를 옷을 벗고 밖에 있어도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엄마가 아빠한테 자기랑 동생을 맡기고 잠깐씩 사라지던 이상한 도시로 기억하게 될까.
누군가 공연을 하고 있으면 관객들은 공연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 거리는 큰 무대가 되고 재미있는 공연에 관객은 예의 바르다. 나는 딸아이에게 돈을 주면서 아저씨들에게 선물하라고 했다.
월요일, Circus Circus 호텔에서 짧은 공연을 보고 인형뽑기, 장난감 뽑기를 하고 있다가 나는 낮잠자는 둘째와 자기도 데려가라며 나를 붙잡는 딸아이를 남편에게 남기고 카지노로 내려갔다.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둘째는 여전히 낮잠을 자고 있었고 내 지갑 속에는 돈이 없었다. 내가 카지노에서 돈을 딴 날 남편에게 100불을 주고 남편 친구 부조금에 카지노 기금이라는 쪽지와 함께 100불을 더 넣은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화요일 새벽 네 시, 라스베가스 공항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아이들이 있고 남편이 출장을 자주 다녀서 비행기 탑승 수속도 보안 검색대에서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나는 좋은 일이 있어서 즐거워하기 보다 나쁜 일을 피했을 때 더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나는 보안 검색대 앞에 오래 줄을 서있으면 내 차례가 될 때까지 마음 속으로 안절부절한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 지갑 속에 돈이 없고 가방 속에 딸아이 아이패드도 없다. 항공사에 연락을 해놓았지만 아이패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사람의 수명이 행운보다 훨씬 길다는 걸 모른 건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만족을 모르는 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