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는 시동생까지 와있었다. 가족들을 만나니 반갑고 마음이 놓였다. 딸아이는 할머니에게로 가서 한동안 내 곁에 오지 않았다.
시부모님과 시동생은 우리를 기다리는 동안 식사를 마쳤다. 우리는 남은 피자를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햄과 치즈를 시켜먹었다. 나는 딸아이가 점심으로 뭘 먹긴 한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Gananoque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까지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시어머니는 딸아이가 놀거리를 많이 준비해오셨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가 엄마로의 부족한 내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짜증이 나기도 했다. 나를 빼고 딸아이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이건 전혀 불쾌할 일이 아니다.
유모차에서 자는 둘째를 데리고 남편이랑 산책을 했다.
동해는 동해다. 북한에는 누군가 핀을 꽂았다가 뺀 흔적이 있다.
남편은 자신의 출장지 Fargo에 핀을 꽂았다. Fargo에서는 정말 아무도 이곳에 오지 않았을까.
필요가 만든 유머, 와인잔걸이에 걸린 썬글라스. 제 자리에 있지 않은 물건은 때로 보는 사람을 웃게 한다.
저녁을 먹는 동안 남편은 시아버지와 서로의 회사얘기를 했다. 나는 남편과 시아버지를 보면서 부러웠다. 둘째가 기어다니기 시작해서 바닥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거나 딸아이 선생님에게 작은 선물을 드렸다는 이야기는 한 시간 넘게 이어갈 만한 토론이 될 수 없다.
나도 나중에 아이들이 하는 일에 도움되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편이 시아버지의 조언은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했다.
네가 남이 아니니까 그런거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관광지 식당의 바가지요금에 어이없어하면서 우리는 인사했다.
시부모님은 우리가 국경을 무사히 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 이 곳에서 대기하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