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류연재

천섬

by 준혜이

호텔에서 커피만 마시고 우리는 국경으로 향했다.
오전 9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네비게이션은 네 시간이면 우리의 목적지, 캐나다 온타리오주
1000 Islands, Gananoque에 도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다섯 시간 반 시부모님이 두 시간 반의 거리

를 운전하면 천섬에서 모두 만난다.

딸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가장 빨리 차를 멈출 수 있는 곳에 맥도날드가 있었다. 볼 일을 마친 딸아이는 해피밀을 사달라고 했지만 아침에는 해피밀을 팔지 않는다. 팬케이크, 초코렛 우유로 딸아이를 달래고 우리는 오랜만에 맥모닝을 먹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집을 떠났지만 맥도날드의 아침메뉴는 우리를 여행자로 만들었다. 나는 모카를 맛있게 마시고 남편의 커피까지 빼앗았다.

남편이 곤란한 표정으로 차를 세웠다. 곧이어 경찰이 오더니 남편의 운전면허증과 빌린 차의 등록증을 가져갔다. 면허증과 등록증은 과속 운전 벌금 용지와 함께 남편 손에 돌아왔다. 우리의 벌금액수는 판사의 재량에 맡겨진다고 했다. 아직 얼마를 더 내야하는지 알 수 없는 둘째 아이 출산비가 떠오르면서 미국이 더 싫어졌다.

국경에 가까워질수록 차가 밀렸다. 캐나다로 들어가는 차도 많았다. 나는 오줌이 마려웠다.

우리는 1시 30분에 천섬에서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우리가 국경을 넘었을 때는 두 시가 넘어있었다.

내가 화장실에 가야한다는 걸 남편이 잊었다.
우리는 싸우기 시작했다. 딸아이가 화장실에 가야했으면 너는 국경을 넘자마자 차를 세웠겠지! 오줌이 내놓기 부끄러운 나의 속마음을 발설했다.

우리는 거기서 말을 멈추었다. 아까는 참을 수 없었던 오줌이 민망해서 그런지 참아졌다. 차가 멈추고
나는 맥도날드로 뛰어들어갔다. 고속도로에서는 맥도날드가 구세주다.

우리는 겨우 천섬에 도착했다.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354
매거진의 이전글밤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