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까아악, 까아악. 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내가 방해할 때 목소리 높여 나에게 이야기 한다. 끼야아악.
첫째가 벌써 다섯살이니까 나는 5년 경력의 엄마다. 하지만 예전 일은 까맣게 다 잊었고 예상했던 내일은 모두 틀렸으니 내가 엄마로 산 세월은 경력이 되어 쌓이지 않고 늘 오늘만이다. 딸아이는 까마귀 소리를 내면서 말을 시작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변기통에 썬크림을 집어넣는 둘째를 말리다가 나는 둘째와 말다툼을 하고 말았다. 끼야아아악. 둘째가 어리긴 하지만 남자라서 그런지 박력있다.
딸아이가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 나는 집에서 둘째가 어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지켜본다. 곰이 사람이 되기까지 견딘 백일간의 어둠, 쑥과 마늘의 쓰고 매움, 호랑이의 의지박약이 동굴을 자주 울렸더라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 단지 아이가 사람이 되기까지는 내 생각에 적어도 3년이 걸린다는 동굴 무너지는 소리만이 까악까악.
내가 너를 집 안에만 가두고 내 품에 안아 편히 키우려 할수록 너는 말이 많아지겠지. 너, 밖에서도 깍깍대면 까마귀가 물어간다, 네가 지 아들인 줄 알고.
무시무시한 동화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