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고 솔직하게

by 준혜이

요즘 죽음에 대해 다섯살 딸아이와 오늘 유치원에서 재미있었냐는 안부처럼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딸아이는 죽음을 궁금해 한다. 비둘기를 자르면 비둘기가 어떻게 되? 우리가 모래 속에 묻은 게는 어떻게 됐을까? 나는 죽는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비둘기는 병원에 데려가면 된다고 대답하고 게는 모래 속에 집이 있어서 괜찮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내 입에서 죽는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딸아이는 끈질기게 묻는다. 비둘기가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없으면? 모래가 게 숨을 막히게 하면?


나는 내가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배웠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일상적인 이야기 하듯이 죽음을 말할 수 없었다는 것만 기억할 뿐. 딸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교회에 다녔고 지금 다니는 유치원이 크리스찬 유치원이라 예수의 죽음으로 죽음을 배워 하늘나라를 안다. 우리 사이에 말하지 못할 것은 없고 우리가 다르게 배운 것들을 대화로 나누는 건 성숙한 일이다. 오늘 딸아이는 내가 하늘 나라에 가면 동생과 같이 따라가겠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나는 여기, 이 곳에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랐다.


어쩌면 죽음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환각이 아닐까. 술, 담배, 마약, 문란한 성생활 등이 죽음을 향해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 역시.


딸아이가 두려움 없이 살게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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