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사랑하는 방식이 나와 너무 다른 남편은 나한테 가끔 혼이 난다. 남편의 육아를 지지하고 존중하고 싶지만 내 눈에 남편 스스로가 덜 자란 아이같아 보일 때 나는 모두의 엄마가 된다. 그런 내가 매력적일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첫째를 낳은 순간부터 나는 엄마라는 세계에 사로잡혔다.
시부모님, 시할머니까지 함께한 지난 퀘벡 여행에서 남편은 딸아이가 사달라고 하지도 않은 초코렛 마카롱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던 마카롱을 파는 가게는 생각보다 별로 없었고 마카롱 전문점은 온 가족이 걸어가기에 멀었다. 남편은 우리를 길에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퀘벡시티를 뛰어다녔다. 초코렛 마카롱을 구하러.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던 남편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우리 앞에 섰다. 라즈베리 마카롱을 구해서. 라즈베리 마카롱은 내가 먹었다. 아이와 한 약속은 꼭 지키는 게 좋지만 이럴 땐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와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딸아이의 이해를 구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라고 내가 말해도 남편은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며 그 날 저녁 기어코 어느 쇼핑몰에서 초코렛 마카롱을 사서 딸아이 손에 쥐어주었다.
딸아이의 편식은 내 잘못이 크다는 걸 안다. 딸아이가 먹을 게 없다는 걸 알면서 중국식당에 들어온 건 우리 잘못이라며 남편이 식당문을 열고 나갔다. 딸아이가 별로 배고프지 않을 거라는 내 말은 혼잣말이 되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고 몇 분이 지나서야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해피밀을 들고왔다. 딸아이는 초코우유랑 맥너겟 두 개만 먹고 나머지는 남겼다. 남편이 딸아이를 버릇없고 이기적인 공주로 만들겠다고해서 나는 화가 났다. 그 뒤치닥거리를 누가 하라고, 라며 남편에게 따졌다. 그 순간 딸아이가 아니라 나를 걱정하는 내 말이 나를 실망시켰다.
남편에게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사랑한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접질린 발목과 땀에 젖은 티셔츠가 사랑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