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스쿨버스를 타고 딸아이가 유치원에 간다.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한 버스는 교육방송에서 하던 '신기한 매직 스쿨버스', 남편이 대학원에 다닐 때 학교 행사지로 가는 전세 스쿨 버스는 내가 처음 타 본 스쿨 버스다. 딸아이의 당연한 일상은 나에게 상상해 본 적 없는 환상이다. 나는 앞으로 딸아이의 학교생활을 동경하면서 한국을 그리겠지.
가족과 떨어져 차를 혼자 탄 경험이 없는 딸아이는 새로운 유치원보다 엄마없이 스쿨버스를 타야 한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나보고 유치원에 데려다 달라고 칭얼대는 딸아이를 윽박지르려던 순간,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딸아이에게는 온 세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또박또박 내 머릿속을 지나간다.
불안한 마음에 익숙한 언어는 실수를 유발한다. 스쿨 버스 여러 대가 우리 쪽으로 들어오는데 내가 딸아이와 서 있는 줄에서 몇 명이 빠져나가 다른 길에 있는 버스를 타러 갔다. 내 귀에 한국말이 들리자 나는 귀신에 홀린 듯 말소리를 따라 딸아이를 그 버스에 태웠다. 남편이 달려와 딸아이를 그 스쿨버스에서 내리게 했다. 어차피 우리 동네 스쿨버스는 모두 같은 학교로 간다. 딸아이 옷에 딸아이 이름과 선생님 이름까지 써서 붙여줬으니 일단 딸아이가 유치원에 도착하기만 했다면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한국말을 나는 조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