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너무해

by 준혜이

남편은 매주 월요일 아침에 출장을 떠나 목요일 밤에 돌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주말마다 즐겁고 재미있기 위해서 무리를 한다.


자가용이 없는 우리는 지난 주말 빌린 차로 바쁘게 돌아다녔다. 금요일 저녁에는 뉴저지의 한인타운,펠리세이드파크에 가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식당에서 우는 둘째를 아기띠로 메고 먹는 짜장면과 탕수육은 평소보다 더 맛있다. 첫째는 아빠가 덜어준 짜장면에 양파가 들어있다며 짜증난 손으로 양파를 골라냈다. 딸아이의 모습이 짜장면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반대 차선에서는 소방차가 다 타고 뼈대만 남은 버스에 물을 쏘고 있었다.


토요일에는 딸아이가 축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리버티 스테이트 파크로 갔다. 둘째가 자고 있어 나도 낮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울면서 둘째는 잠에서 깨어났다. 딸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려고 했지만 더운 날씨에 미끄럼틀이 다리미처럼 뜨거웠다.


우리는 돗자리를 걷고 아이들과 유모차를 모두 차에 실어 한인마트 푸드코트에서 어렵게 점심을 먹었다. 주말의 딸아이는 평일과 다르다. 어리광을 받아주는 아빠가 있어서 그렇다. 주말에 딸아이가 하는 모든 말에는 '지금 당장'과 짜증이 내포되어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에 아이들은 더 많이 울고 나는 속으로 쌍욕을 한다. 그래도 우리는 처키치즈에 가서 재미있게 게임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동네 길 하나가 막혀 있어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토요일 새벽 3시 집에 불이 나서 어르신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우리집에서 불과 세 블럭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이었는데도 우리는 아무소리 듣지 못하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 것이다.


나는 인사이드아웃이 너무 보고 싶었다. 일요일 둘째 낮잠시간에 우리는 극장에 갔다. 영화를 보다가 남편은 물을 사러 나갔다 들어왔고 나는 소리치는 둘째의 입을 막으려 모유수유를 했다. 딸아이가 집에 가고 싶다고 울자 남편이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틀어줬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의미의 눈물을 흘렸다.


딸아이는 주말에 돌아다니는 게 피곤하다. 주말에 몰아서 아빠노릇을 하려는 남편도 힘들다. 둘째는 유모차에서, 아기띠에서 나와 기어다니고 싶어한다. 나는 주말이면 빨래랑 청소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제 나갈 때마다 정신차리고 불단속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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