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은 오타와 다운타운에 있다. 비자면접 예약시간은 아침 8시. 출근 시간이라 차가 밀릴까봐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서둘러 나갔다. 대사관에 도착한 시간은 7시 42분이었다.
우리가 미국 대사 앞에 서기까지 보안 검사, 서류검사 등 네 명의 검문을 받아야했다. 스마트폰과 열쇠는 대사관 경비에게 맡기고 번호표를 받는다. 지문을 두 번이나 찍어야했다. 내가 나인 것을 종이로 지문으로 증명해야하는 대사관과 국경에 더이상 가고 싶지 않다.
우리 앞사람의 미국 비자 신청은 거부되었다. 미국 대사는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종이 한 장을 남자에게 발급해주었다. 내가 그 상황을 입까지 벌리고 쳐다보고 있자 남편이 주의를 주었다. 미국 대사관에 나 혼자 들어가서 면접을 보는 게 원칙이지만 남편이 내 통역사 자격으로 함께 들어갔다. 내가 긴장해서 아무 말이나 하는 것보다 영어를 못하는 척 하는 게 낫다.
금발의 미국 대사는 우리 일을 한국말로 처리해주었다. 당황한 남편은 침묵했고 나는 천천히 한국말로 대사가 묻는 말에 대답했다. TN비자 신청이 통과되었다는 말을 들은 우리는 웃으며 미국대사관을 빠져나왔다. 사실 나는 미국대사가 하는 한국말 중에 못 알아들은 말이 많았다. 무슨 말을 한거냐고 차마 되물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이틀 뒤면 미국대사가 가져간 내 여권을 TN비자와 함께 되돌려받을 수 있다.
오타와에서 사는 동안 한 번도 아침에 다운타운을 걸어다닌 적이 없다. 남편과 나는 아침으로 커피와 컵케이크를 사먹었다. 이제 우리집으로 가는 국경을 넘을 날만 결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