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먼 곳으로 오래 떠나는 여행을 바라면서 이걸로도 충분해 할 수 있는 마음을 발견한다. 컴퓨터 스크린이 선생님, 친구, 학교, 그 밖의 모든 것이 되고 나서야 겨우 아이들이 차 안에서 게임을 하지 않고 창 밖을 본다. 빈 땅에서 새까만 벽이 솟아오르듯이 날아오르는 새 떼를 소리치며 바라본다.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새 둥지를 눈동자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세어본다.
올여름 새로운 노래는 더 이상 좋아지지 않고,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만 계속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친구와 나눈 적이 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보지만 실망할 때가 많다고. 그런 시도 자체가 중요하다 말하면서 나는 새롭고 좋은 노래를 찾으려 BTS를 들었는데 끝내 좋아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선언하고, 이미 완성된 취향이려니 마침표를 찍고 BTS가 들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갈 줄 알았는데.
다이너마이트, 다이너마이트 아니 다이너마이트는 자미로콰이 아니야, 아니야 BTS 다이너마이트. 온 가족이 차 안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외쳤다. 고개를 까딱거리면서, 어깨를 들썩이면서, 틀린 가사는 아이들에게 지적받고, 그래도 좋아하면서. 이대로 영원히 우리의 배경음악이 되어줘 BTS. 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걸 알고 있다. 방황은 이제 끝났어. 우리는 앞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만으로 만 살아나갈 거야.
숙소 앞 주차장에 차가 멈춰 서고 차 문을 열 때,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는 기분이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었다. 정말 이걸로도 충분한가 싶었다.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