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타임머신

by 준혜이

딸아이 태권도 등록을 했다. 태권도장에서 제일 작은 도복이 딸아이에게는 크다. 이 세상이 딸아이에게 시시해져버리기 전에 딸아이가 많은 것들을 재미있게 경험하면 좋겠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내가 성장하는 동안 겪은 과잉과 결핍을 본다. 나의 결핍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과잉되고 나의 과잉된 경험과 소유는 아이들에게 결핍이다. 어린 시절 나의 불만이 아이들을 통해서 해소되면 나는 스스로에게, 아이들에게 내 부모보다 더 좋은 부모다. 순간이긴 하지만 내가 느낀 부족함에도 최선을 다해 나를 기른 부모의 노력이 빠지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딸아이의 갑작스러운 짜증과 이유 모를 울음에도 나를, 세상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숨어있다는 것도 알겠다. 아이의 마음 속에서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아이가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이해하고 혼자 화해하는 원동력이다.


엄마로 살면서 나는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뒤집어 먼지를 털어내고, 미리 늙어보기도 한다. 나의 육아는 결국 우리 아이들이 부모로 살아갈 시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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