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엄마

학교 가기 싫어

by 준혜이

딸아이가 프리스쿨에 다닌 지 이제 2주째다. 지난 주에는 별 말없이 학교에 잘 나갔는데 이번 주 부터는 매일 밤,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쓴다.

나도 어렸을 때 학교 다니기가 싫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아이가 하게 만들면서 엄마 노릇 잘하고 있다 뿌듯할 리 없다.

딸아이 도시락을 싸고 있는데 딸아이가 잠에서 깨어 방문을 나서자마자 학교에 못간다는 전화를 하라고 한다. 조용히 달래보지만 딸아이는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면 이제부터 매일 학교에 가지말고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침대가 되어라.

마녀의 주술같은 나의 말에 결국 딸아이가 엉엉 운다. 내 두 손으로 우는 아이를 움직여 바쁘게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켜 학교에 보낸다.

동화 속 마녀의 악행은 화난 엄마의 모습이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마녀의 주문은 엄마의 소원이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이 세상이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건 집에서 배워 알게 되는 것이다.

더 못되고 무서운 마녀가 나오는 동화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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