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되고 나서 딸아이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유치원에서 자란다. 공립 유치원도 사립 유치원처럼 원비를 받길래 우리는 딸아이를 사립 유치원에 보낸다. 기대했던 것보다 이 동네 공립학교, 사립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우리는 내년에 다시 이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극성스러운 부모 같지만 우리가 찾는 학교는 한국에서 내가 다니던 학교 같은 학교, 남편이 캐나다에서 다니던 학교 같은 학교다.
딸아이는 유치원에 잘 적응해서 재미있게 다니고 있다. 딸아이가 반에서 유일한 동양인이고 대부분이 흑인 아이들이다. 나는 딸아이가 혹시라도 말실수를 할까 봐 조마조마하다. 딸아이는 이미 두 살 때 놀이터에서 흑인 여자아이의 손을 보고 한국말로 뭐가 묻었다고 했고 잠깐 다닌 어린이집에서 김밥 맘마 같은 아이가 밀었다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유치원에서 비슷한 일이 생기면 아마 나는 딸아이 선생님과 면담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것을 다르다고 말하는 걸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딸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나 나는 늘 고민하고 있다.
여자는 어른이 되면 남자가 돼?
내 동생은 여자가 될 수 있어?
여자는 여자랑 결혼해?
나는 나중에 내 동생이랑 결혼해?
교육받지 않은 아이의 생각에 주입식 교육을 받은 나의 대답이 어울릴 것 같지 않아서 나는 대답하기를 미룬다. 대신 딸아이의 재미있는 질문을 칭찬하고 크게 웃었다. 딸아이가 작고 어리지만 끊임없이 세상을 관찰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내가 싫어하는 것을 딸아이에게 주었다. 온통 분홍색이고 리본까지 달린 책가방. 딸아이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자라주지 않을 거라는, 나 스스로를 위한 경고이기도 하다.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