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일
아마존에서 나비 애벌레를 샀다. 이번이 두번째다.
딸아이가 잠들기 전 느닷없이 나비를 사달라고 해서 누운 자세 그대로 스마트폰만 들고 자 봐 지금 산다 뿅! 도깨비 방망이가 따로 없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상이다.
지난 번 애벌레들은 모두 나비가 되어서 날아갔다.한 겨울에 나비를 놓아준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려 나비도감까지 사서 찾아봤는데 우리가 놓아준 나비는
겨울이 되면 따뜻한 곳을 찾아 바다까지 건널 수 있는 나비였다. 생명이 있는 것은 날개가 나풀거려도 바다를 건넌다.
나도 애벌레처럼 극적으로 변신하는 삶을 꿈꾼다.
땅바닥을 기어다니던 시간을 비웃듯 날개를 펼치고
묻어있지도 않은 흙을 털어내는 듯한 날개짓으로
높이높이 떠나버리는 것. 매일 밤 번데기 속 애벌레같은 잠을 자고 일어나도 나는 평생을 거의 같은 얼굴로 거울 앞에 섰다가 떠나기만을 반복한다. 변신은 없다.
애벌레가 나비가 될 때까지 우리가 특별히 해 줄 건 없다. 애벌레가 담겨있는 플라스틱컵 속에 나비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우리는 가끔 서로 인사를 하고 각자의 시간을 살아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