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6일
A이삿짐 센터 직원이 우리집에 와서 이사비용 견적을 내주었다. 나의 소유가 숫자가 되는 놀라운 시간이었다. 결국 한인이삿짐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사날짜와 시간을 알려주었다. 한인업체로 이사를 하면 분명 이사 당일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A이삿짐 센터 직원이 써놓고 간 숫자는 한인업체 이사비용의 네 배가 넘는다.
이제는 한국에 사는 동생 생각이 났다. 동생은 몬트리올에서 친구 이사, 친구의 친구 이사, 친구 부모님의 이사 때마다 불려다니며 짐을 날랐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든 이사는 누나의 이사였을 것이다. 몬트리올에서 오타와 시댁으로 오타와 시댁에서 오타와 신혼집으로 오타와에서 시카고로. 그렇게 내가 살았던 집의 첫날은 동생과 함께였다.
내가 아낀 이사비용이 누군가를 부당하게 착취할 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남동생들이 누나들의 이삿날 짜증을 내며 청소기를 들고 걸어가는 상상을 했다.
숫자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필요가 없다.
십년 전, 동생이랑 나는 영어도 불어도 못하면서 몬트리올에서 살기 시작했다. 우리는 마트에서 장을 보며 언어의 장벽이 돈 앞에서 무의미하다는 것을 영어보다 먼저 배워 장 볼 때 만큼은 긴장하지 않았다.
우리가 가진 수를 제대로 헤아리며 살다보면 우리의 소유가 누군가를 착취하는 일은 드물어질꺼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