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남편은 새벽 두 시에 일어났다. 둘째도 그 쯤 잠에서 깨어 딸아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우리가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지루하게 아침을 기다릴 줄은 몰랐다.
하와이는 뉴저지보다 여섯 시간이 느리다.
우리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아침 일찍 서둘러 가야한다는 하나우마베이를 천천히 갈 수 있게 되었다. 아침 7시 전에 하나우마베이에 오면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다.
나는 스노클링을 처음 해보았는데 안경을 벗고 스노클링 마스크를 쓰면 바닷 속이 뿌옇게 보인다. 딸아이가 타고 있는 튜브 보트에는 동그란 렌즈가 있어서 바닷 속이 보인다. 하지만 스노클링은 물 위에서 아래를 들여다보며 다니는 것보다 물 속에서 앞을 보아야 더 많은 물고기와 코랄을 볼 수 있다.
아침 8시, 우리는 가져온 짐을 챙겨 밥을 먹고 호텔에 가서 쉬기로 했다.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은 우리에게 왠지 모를 승리감을 안겨줬다. 이대로 여기를 떠나는 게 맞는 건지 잠시 고민했지만 우리는 밥을 먹어야 했다. 만약 하나우마베이 스낵바가 열어있었다면 우리는 거기서 배를 채우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하나우마베이로 다시 내려갔을 것이다.
Yelp에서 리뷰가 많고 별점이 좋은 Rainbow drive in에 로코모코를 먹으러 갔다. 꼭 먹어볼 필요 없는 맛이다. ㅋㅋ
하와이의 나무들을 보면 숲 속에 가고 싶어진다. 아이 둘을 데리고 숲에 가볼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허리케인이 올지도 모른다는데 하와이는 지금 너무 덥다.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 하루를 보내기는 어렵다.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샤베트 가게 Henry's place인데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이 특히 유명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배가 불렀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빨래를 하고 호텔 수영장에서 놀다가 남편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덥고 졸린 아이들은 나를 힘들게 했다. 나는 대충 식사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가 아이들을 재울 생각이었지만 남편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우리는 에이미가 머물고 있는 호텔방에 갔다. 에이미가 딸아이와 잘 놀아주는 사이 나는 둘째를 안고 오렌지주스를 섞은 데킬라를 한 잔 마셨다.
에이미가 딸아이에게 선물한 바지 두 개가 사실은 에이미가 아프리카에 있을 때 에이미 엄마가 에이미 입으라고 보내준 바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바지를 내가 입고 사진을 찍어 에이미에게 보냈다.
바지는 주인을 제대로 찾아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