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아침 일찍 우리는 필라델피아 다운타운에서 Sesame Place 근처 호텔까지 30분 정도 우버를 타고 갔다. 호텔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우리는 호텔방에 짐을 풀 수 있었다. 호텔 셔틀을 타고 Sesame Place가 문을 열기도 전에 도착했다.
우리만 서둘러 온 건 아니었다. 10시 정각이 되자 미국 국가가 놀이공원에서 흘러나왔다. 남편은 침을 내뱉듯 욕을 했고 많은 사람들은 딴짓을 했다. 나는 그 와중에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미국 시민권자였을거라고 생각했다. 에버랜드에서도 아침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있는 건 아닐까 궁금했다. 애국가를 흥얼거리며 놀이공원에 입장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건 너무 쉬웠다. 어릴 때 외워 아는 노래를 부르지 않기가 더 어렵다.
Sesame Place는 2살에서 5살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놀이공원이다. 놀이 기구에 몸을 구겨넣고도 즐거워하기는 어른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남자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들고 오는 동안 아이스크림이 처참히 녹았다. 녹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쩔쩔매고 있는 남자가 안쓰러웠지만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아이스크림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었다.
내 딸아이와 똑같은 가방을 맨 남자를 보고 남편에게 아이 가방이나 내 가방을 들고 다니게 하지 않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ㅋㅋ
오후 3시의 퍼레이드가 끝나고 우리는 호텔셔틀을 타고 방으로 들어가서 중국음식을 배달 시켜먹었다.
내가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 기대하는, 아이들이 잠드는 밤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하루였다. 그러다 문득 애 딸린 이혼녀와 연애하는 총각들이 진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여자의 연애가 어떻게 육아를 베끼지 않을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일요일은 우리의 7번째 결혼기념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