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밥을 먹으면서 남편이 결혼기념일 얘기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번 결혼기념일을 까맣게 잊고 지나갔을 것이다. 우리가 결혼한 날이 홀수날이라 외우기 어렵다고 남편에게 변명했지만 그러고 있는 내가 바보 같았다. 나는 결혼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남편보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 Happy anniversary!를 외쳤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남편은 목요일 저녁에 늘상 가는 출장지인 Fargo에서 집으로 오지 않고 필라델피아행 비행기를 탔다. 대학생 리쿠르팅 행사에 참여한건데 괜찮은 학생 몇 명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나와 딸아이는 남편 회사 로고가 찍힌 초코렛이 재미있었다. 취업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겪어보지 않은 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주를 떠도는 기분이다.
기차역에 가려고 우버앱을 열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호텔 프런트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기차역에 갈 수 밖에 없었다. 우버요금보다 비싼 택시비를 내면서 우버 기사들이 돈을 어떻게 벌고 있는건지 궁금했다. 우리는 이번에 Amtrak이 아니라 NJ transit 기차를 타고 간다. Amtrak을 타면 40분 정도 후에 Newark Penn Station 에 도착하고 NJ transit을 타면 1시간 반 정도 걸려 Newark Airport에 도착한다.
이층 기차다. 유모차를 장애인석에 세워두고 우리는 이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일요일 아침인데 사람이 무척 많았다. 이 기차는 프린스턴 대학교, Rutgers 대학교를 지나간다. 우리는 대학가에서 살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뉴왁 공항 기차역에서 내려 공항철도를 타고 차를 빌려 타고 집에 도착했다. 그 어디에도 다녀오지 않은 듯 우리는 자기 자리로 찾아들어갔다. 우리가 헤어지지 않고 7년동안 가꾸어온 것이 그렇게 특별해보이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