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친 남편이 집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아내는 저녁을 준비한다. 함께 간단히 저녁을 먹고 쇼파에 앉아 리모콘으로 TV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본다. 둘의 눈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을 하나 발견한다. 집에 있는 골동품을 전문가에게 보여주고 가치를 감정받는 프로그램이다. 기대에 부푼 사람들이 전문가에게 선보이는 물건들은 할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물려준 그림이거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친구가 선물한 카페트 이거나 어머니의 시어머니의 할아버지가 간직하고 있던 도자기들이었다. 부부는 조용히 텔레비전에 집중하고 있다가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의 도자기가 십만불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전문가의 얘기를 듣고 눈의 휘둥그레져 서로를 마주 보았다.
"우리 집에도 오래된 거 꽤 있지 않아?"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
"지하실 뒤져보면 이것저것 나올 것도 같은데" 아내의 대답을 들으면서 남편은 지하실로 내려가고 있었다.
지하실에는 남편의 부모님의 물건, 아내의 남동생의 물건, 부부가 결혼하기 전에 쓰던 물건들이 뒤죽박죽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 지하실을 더 캄캄하게 만들었다. 오래된 그림도, 더러워진 카페트도, 금이 간 도자기도 있다. 남편은 아내를 불러 값어치 있어보이는 물건 몇가지를 챙겨보라고 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녹화되는 도시는 부부가 사는 곳에서 17시간 떨어져 있는 곳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자니 표값이 만만치 않아 자동차를 운전해가기로 했다. 여행을 떠나는 날 8시간, 다음 날은 9시간을 운전해서 그 도시에 도착한 후 집 떠난 지 삼일째 되는 날 아침 TV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었다.
"내가 인터넷 뉴스에서 봤는데 돌아가신 아버지 집을 정리하다가 그것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지 몇 년이 지나서 정리 한 건데 그 집에서 야구카드가 스크랩북으로 몇 권이 나왔대. 근데 그게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희귀하다고 그런 카드고 보관상태도 좋아서 그 아들은 지금 밀리어네어가 됐대."
"어떤 만화책도 엄청 비싸게 팔렸다고 그러던데 슈퍼맨이었던가 아무튼 그런 종이로 만든 것들도 비싼데 우리가 가져온 물건들은 더 값이 많이 나갈지도 몰라"
"우리 물건이 비싼거라고 하면 지금 당장 팔아야될까? 아니면 조금 더 가지고 있다가 팔아야될까? 뭐 우리가 이걸로 밀리어네어가 될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내년 여름에 유럽여행 정도는 갈 수 있지 않겠어?"
"이게 복권보다는 확률이 더 높은 거 같애. 아니야?
지하실에 옛날 신문도 좀 있었는데 다 가져와 볼 껄 그랬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긴 시간동안 부부가 나눈 대화의 전부다. 그들은 이미 부자가 되어있었고 행복했다. 비록 그들이 가져온 물건들은 지하실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만한 가치도 없는 물건들이었지만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들은 많이 웃었다. 이렇게 무모하고 순진하게 자신들의 행운을 찾아보려 적극적으로 행동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도 다른 의미이지만 그들을 웃게 만들었다.
부부의 지하실은 여행을 떠나기 전 보다 더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10월에 캘리포니아로 로드트립을 떠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