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류연재

Bushkill Falls

by 준혜이

나는 단체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인 사람들 속에 내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거나 나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면 모를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장 즐거웠던 게 월요일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조회를 서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가족여행 중에 단체활동이나 학창시절 월요일 아침 조회를 떠올리는 내가 너무 심술궂은 게 아닐까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나중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내 딸아이를 만나러 가면 나는 기꺼이 딸아이에게 자유시간을 줄 것이다. 내 생각이 이렇다고 해서 나에게 혼자 있을 시간이 생기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Bushkill Falls에 갔다. 입장료가 꽤 되어서 아주 볼 만한 폭포일 거라고 기대했다. 네 살 아이부터 입장료를 받는데 딸아이가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하기 힘든 우리는 우물쭈물거리며 딸아이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폭포로 가는 여러 길이 있는데 우리는 30분정도 걸린다는 길을 선택했다. 유모차가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산길이었다.


폭포도 멋지지만 나무와 돌도 보기 좋았다. 나무가 뿌리와 가지로 멋을 부린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단풍이 들면 더 볼 만 할 것 같다.


이 무서운 곳에서 빠져나가자고 딸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둘째를 아기띠로 안고 혼자 앞서 걷고 있던 나는 우는 딸아이를 둘러싸고 어쩔 줄 몰라하는 할머니들, 할아버지들, 아빠 사이에서 딸아이를 끄집어내왔다. 교통경찰이 따로 없다. 딸아이 때문에 좁은 길을 지나가지 못하고 서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쏟아졌다.


나는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있는 힘껏 빨리 걸어서 폭포를 빠져나왔다. cottage에 돌아가서 읽을 책 생각을 하면서 힘을 냈다.


애플파이가 무척 맛있었다. cottage로 돌아가는 길에 식료품점에 들러 장을 보았다.


발코니에 나와 나는 책을 읽고 딸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남자들은 저녁준비를 하고 엄마들은 집 안에서 딸아이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둘째를 예뻐했다.


나는 먹기 싫어도 말 없이 잘 받아먹었다. 자식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 말고 부모가 바랄 게 무엇이 더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자식이 돈을 많이 벌거나 무슨 일을 하던 간에 행복하길 바라는 건 현실감이 없다.


내가 우리 아이들의 부모이면서, 친정부모님의 자식이 되는 건 시부모님까지 계신 한 집에서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싫어하는 맥주를 이틀 연속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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