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기 1탄
미국은 모든 비즈니스맨에게 언젠간 넘어야 할 산. 언젠간 정복해야 할 곳. 모두가 아니라면 최소한 저에겐 그랬습니다. 아시아 비즈니스를 하면서 항상 꿈꿔왔고, 내 언젠가 미국에 진출하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올해 아시아 비즈니스가 한창이었던 1분기에 전 미국에 왔습니다. 혹자는 아시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나가라고 했는데, 언제 안정화되냐고 역으로 물어보고 싶습니다. 안정화됐을 때는 이미 이쪽 시장은 레드오션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싱가포르와 중국 역시 한국이 안정화돼서 나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회가 생기면 나가야 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그래서 10년째 Las Vega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리고 있는 Digital Signage Expo를 구경하기 위해서, 그리고 평소 동경하던 업체들과의 만남을 위해 계획을 세워 회사에 제출하고 왔습니다. 저의 첫 번째 미국 출장 플랜을 공유하겠습니다. https://www.dropbox.com/s/z9lh73z999ihdxc/US%20biz%20trip%20schedule%20%28Junho%29.pdf?dl=0
정말 말 그대로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고, 아무도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 벌써 어느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이 글을 쓰고 있네요. 회사에 부담을 덜 주려고 8일간의 일정 동안 호텔에선 단 이틀만 지내고, 나머지는 다 지인 집에서 지냈습니다. 미팅 장소의 이동도 의도 하진 않았지만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아 힘들지 않게 했네요. 미국의 첫 번째 소감을 말하라면 정말 크다입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너무 작은 동네라 비교 대상도 아니지만, 중국 상해 같은 경우는 LA만큼 큽니다. 하지만 상해는 이렇게 크고 막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지하철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어떤 비즈니스 미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감이 생깁니다. 이 역에서 저 역까지니깐... 대충 이 정도 걸리겠구나. 근데 LA는 정말 차 없이는 아무것도 안되더군요. 지하철 따위 LA에 있긴 있어도 현지인들도 아무도 모르더군요. 국제 면허증을 안 가지고 가면, 렌터카를 안 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LAX 공항에 도착하고부터의 상세한 출장 기록을 써 내려가겠습니다. 회사 직원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으니 skip 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면 언제라도 스킾해주시기 바랍니다.
LAX 공항에 도착하고 출입국 심사를 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출입국 심사 키오스크가 있었습니다. LAX는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을 하고 Man power 인력도 싸지 않기 때문인지 LA답지(?) 않게 이런 과감한 시도를 했나 봅니다. 직접 써본 결과는 너무 편했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선 손쉽게 심사를 마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LA에 도착한 뒤 프리웨이를 타고 나가니, 끝없이 펼쳐진 자연경관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LA 온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지만, 비즈니스로 온 것은 처음이기에 감회는 완전 달랐습니다. 친구 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바로 저녁을 먹으니 벌써 하루가 끝났습니다. 다음날 계획해 놓은 리서치할 곳을 친구에게 물어보며, 잠이 들었는데 시차 적응이 안되어 3시간도 못 잤던 것 같습니다. ㅜㅜ
미국 출장을 온 목적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평소에 동경하던 업체에 방문해서 선진 기술 배우기. 둘째, DSE에 참가해서 현지 시장 조사하기. 첫째 목적은 또 Retail, Work space, Event 분야로 나뉩니다.
1. Retail
: 우리 회사의 주 클라이언트는 Shopping mall입니다. 한국, 싱가포르 쇼핑몰 솔루션 점유율이 70프로를 넘길 정도로 쇼핑몰 쪽에 치우쳐져 있으며, 중국의 레퍼런스들도 전부 쇼핑몰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중국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저희 고객이 하고 싶어 했던 것이 미국의 shopwithme 솔루션이었습니다.
기존의 매장과는 전혀 다른 미래지향적인 매장을 만든다는 구호 아래 만들어진 shopwithme는 최신 기술 (인터랙티브 키오스크, RFID 센서, VR Room, 미디어 테이블, Fin-tech 결제, Virtual fitting) 등 많은 기술들과 멋들어진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Santa Monica 지역에 4개의 매장에 2015년 말과 2016년 1월 적용을 했습니다. 시카고에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출장 이틀째 부푼 마음으로 Santa Monica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 헤매어봐도 그 4개 매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네.. 없어진 겁니다. 왜 없어진 건지는 아무리 찾아도 잘 안 나오는데, 뭔가 상황이 좋지는 않았겠죠. 어쩐지 미팅 요청 이메일을 보낼 때 답이 없어서 불안하긴 했는데, 실제로 본사에 전화해보니 없는 국번이라고 나오더군요. OTL.
물론 shopwithme를 보고 돌아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얻은 게 있다면 이 LA 시장은 이런 선진 기술들이 자리잡기 쉽지 않은 곳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뭔가 분위기가 매우 미국인들만의 그 자유스러움이 있었고, 광고 사이니지도 디지털이 아닌 페어퍼들로 되어있어 그 자유로운 느낌을 더해주더군요.
이 날 제가 들른 곳은 두 곳의 백화점이었습니다. Santa Monica Place 그리고 부자 동네 한복판에 있는 Beverly center입니다. 두 백화점 모두 LA지역에서 유명한 곳이고 특히 비벌리 센터 같은 경우는 탑 1,2 하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디렉토리들이 종이로 되어있었습니다. 특히 비벌리 센터 같은 경우는 정말 그 규모나 퀄리티나 복잡도에 있어서 충분히 우리 솔루션이 먹힐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미국이 크다고 이 순간 또 한 번 느껴진 건, 딱 두 군데 들른 것뿐이었는데 벌써 해가 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 4-5개 미팅을 하루에 했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던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리고 shopwithme 이 인간들 찾아 헤매느라고 많이 걸어서 그런지, 너무 허기져서 저녁은 한국인답게 감자탕에 소주로 해결을 했습니다.
두 번째 워크스페이스와 세 번째 이벤트 관련해서는 둘째 날부터 시작이니 바로 다음 글에 이어 적겠습니다. 실제로도 둘째 날부터가 본격적인 비즈니스 시작이고 더 재미있고 인상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은 미국에 온 지 5일 차고,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정말 많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 글에서 벌어진 첫날 리서치가 몸은 좀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가장 쉬웠다는 생각이 드네요. Retail을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LA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그러나 선진 기술들이 와서 실패를 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LA 주민들의 성향들을 보면 너무 다크 한 블루오션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LA 백화점에 피티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방식으로 피티를 해서 따야 할지는 대략적으로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은 이번 리서치의 소기의 성과인 것 같습니다.
미국 정복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