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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o Apr 03. 2017

라스베이거스 입성

미국 진출기 3탄

5년 전인가.. 내가 일하는 분야의 글로벌 Expo가 매년 LasVegas 에서 열리는 것을 알았다. 한번 가서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감히 엄두도 못 냈었다. 그러다 작년에 이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계획을 잡았는데 단일 규모 최대 프로젝트였던 상해의 홉슨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라 포기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무조건 가야겠다는 생각에 밀어붙혀드디어 3월 28일 LasVegas에 입성했다. 

이 무섭게 생긴 여자가 내 라스베가스 첫 입성 샷을 망쳐놨다.

셔틀버스를 타고 Las Vegas Convention Center 바로 옆에 위치한 Westgate 호텔에 여정을 푸르고, 바로 DSE 행사장으로 향했다. 사실 공식적인 전시회는 다음날부터 시작이지만, 전문가들의 강연 세션은 이 날부터 시작이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고 들어 천천히 걸어가는데 가다가 길을 잘못 들었는데 어떻게 가야 하지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어떤 신사 한분이 내가 행사장에서 길을 잃은 줄 알고, 어떤 문을 가리키면 여기가 뒷문인데 이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래서 얼떨결에 따라서 들어갔다. 근데 이게 왠 걸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엄청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렇다. 나는 얼떨결에 다른 행사장에 불법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배고픔에 허덕였던 내겐 천국과도 같았던 Pizza Expo!!!!

(2017 Pizza Expo)

이 주에 컨벤션 센터에 3개의 Expo가 열렸었는데 DSE, Pizza Expo, Nighclub & Bar Expo 였다.

Pizza Expo에는 전 세계 피자들이 정말 무궁무진했다. 그것도 마음대로 시식도 가능했고, 맥주 치킨까지 뭐 없는 게 없었다. 세상에 피자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태어나서 처음 알았고, 명찰도 없는 주제에 엄청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어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식적으로 들어가려면 180달러나 내고 들어가야 한단다. ㄷㄷㄷ. 그렇게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시 DSE로 향했다.

 DSE는 South Hall에서 개최가 된다. 이 날은 2층에서 Digital Retail Forum 이 진행됐고,, 난 내가 관심 있던 분야였던 “Analytic Applications That Transform Retail”를 들으러 갔다. 이 포럼에는 사실 초대받지 못했지만, 그냥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좀 듣고 싶은데 들어가도 되냐고 물으니 다 끝나가기도 했고 하니, 조용히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가게 됐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두 사람의 패널이 앞에 나와서 “브랜드와 매장들이 함께 더 많은 광고와 상품들을 끌고 올 수 있을까” 에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다.

거의 끝물이라 이 친구들이 끝난 뒤 바로 MGM 호텔의 General Manager가 나와서 고객 입장에서 생각되는 가치 있는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 흥미로운 피티를 했다.

고객은 정말 고려해야할 데이터들이 많았다.

도입부부터 제가 느낀 건 우리 솔루션을 통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고객은 정말 너무나 많은 데이터들을 관리하고 있구나 였습니다. 수많은 Vendor들의 데이터, POS, 설문조사, 소셜미디어, 뉴스, 시스템, 마케팅, 세일즈 등등 심지어 호텔 방의 수건 개수까지. 이 데이터들을 여러 장의 페이지로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이런 데이터 들을 일일이 다 볼 것 같나요? “I don`t care.”라고 하면서 난 그냥 초록색 빨간색 색깔만 봅니다. (이 말인즉슨 초록색은 문제없다. 빨간색은 문제 있다.) 하나하나 일일이 다 볼 시간 없고 빨간색이면 어 좀 문제가 있네. 왜 문제가 있을까 따위도 생각 안 한다. 그냥 "해결해"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왜 문제가 있는지 그 누구도 답을 모른다. 그냥 예측만 할 뿐. 우리 같은 고객이 정말 당신네들이 생각하는 만큼 데이터를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냐. 불쉿이다. 우린 해결책을 원한다. 그러니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이거 중요하다고 하는 너무 뻔한 얘기 하지 말고, 데이터를 통해서 이런 문제를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는 방법론까지 가져와라. 안 그럼 난 너네 엉덩이 걷어찰 거다. 표현이 다소 격한 면도 있었지만 너무 당연한 얘기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고객 입장에서의 데이터 분석에 대한 중요성을 그리고 철저히 고객 입장에서 해결책까지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포럼을 마치고 나와서 바로 레퍼런스 리서치를 하러 다녔다. Moment Factory의 레퍼런스도 보고 싶었지만 두 개 다 나이트클럽에서 행해지는 화려한 art show라 어떨지 뻔할 것 같아 제쳐두고, 디스트릭트에서 만든 SLS 호텔의 입체 미디어월을 보러 갔다.

SLS도 다행히 컨벤션 센터와 멀지 않아 보여 걸어갔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도착을 해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카운터에 미디어월이 보였다.

 Social Wall 이었다. 우리의 Mosaic Wall 이랑 매우 비슷한.

이 Social Wall을 보자마자 느낀 건 어라 instagram API 정책 바꿨는데, 얘들은 어떻게 이렇게 잘 활용하고 있지.. 물론 조금 보면서 느낀 건 필터링을 하고 있었다는 것. 그렇다고 해도 api가 바뀌어서 쉽지 않았을 텐데 하다가 바로 다음날 전시회에서 그 궁금증이 해소됐다. 그건 DSE 2부에서 자세하게 소개하겠다.

조금 더 들어가자 카지노가 보였고, 카지노 한복판 Bar 위에 디스트릭트가 그렇게 자랑하던, 입체 미디어월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됐다. 우리 직원들도 리서치를 하면 꼭 나왔던 바로 그 미디어월.

직접 가서 보니 영상에서 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지만 아이디어는 Great!

실제로 본 첫 느낌은… 이거 뭐야.. 였다. 영상에서 나왔던 그 얼굴 나오는 건 안 나오고 무슨 오리 인형이 나와서 거꾸로 매달려있는데.. 하나도 입체적이지 않고 그냥 저게 뭔가라는 느낌만 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콘텐츠가 여러 개가 스케줄에 맞춰 돌았다. 그리고 한 5분 후 정도에 드디어 영상에서 봤던 그 3D 얼굴이 나왔다. 보면서 느낀 건 아 정말 이렇게 정육면체로 미디어월을 만들고, 또 그 구조물 자체가 실제로 가서 보니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거기다 콘텐츠마저 천장 이미지를 그대로 녹여내어 정말 3D처럼 보이게 해놨다.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작가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정말 실제로 가서 보는 것과 리서치를 통해서 보는 건 확연히 다르다. 두 가지 관점에서 보게 됐다. 첫 째는 비즈니스적 관점. 둘째는 동종업계 입장에서의 관점.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보면 이 회사는 정말 포장을 잘한다. 영상을 그렇게 멋들어지게 만들어 실제보다 더 큰 효과를 다른 고객과 사람들에게 보여줬구나. 둘째는 직접 가서 눈으로 보니 일반인들 입장에선 못 느꼈겠지만, 같은 일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노하우가 그대로 전달되어져 들어왔고, 만든 방식이나 만들면서 이런저런 점들이 분명 힘들었겠다 라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라스베이가스 첫 저녁

그렇게 리서치를 마치자 벌써 8시가 넘었다. 겁내 배고팠는데 밖으로 나가자 맥도널드가 보였다. 혼자 먹기에 이보다 훌륭한 데는 없었다. 맥도널드에 들어갔는데 위치가 약간 메인스트리트가 아닌 South 지역이다 보니 거지들도 있고, 되게 뭔가 맥도널드 먹는 사람들이 다 후줄근하였다. 생각해 보니 라스베이거스에 까지 와서 있는 사람들이 맥도널드를 먹겠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먹을게 많고 또 값도 저렴한 곳인데..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이런 라스베이거스 변방의 맥도널드까지 와서 먹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 거지같이 생긴 3명이 나란히 테이블에 따로 앉아 아무것도 안 먹고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핸드폰을 들고 오늘 찍은 사진을 보고 있는데 그 거지 중에 한 명이 날 노려보더니 너 사진 찍었지? 하면서 매우 upset 하다면서 큰 소리로 내게 뭐라고 했다. 나도 열 받아서 그냥 내 사진 본거고 핸드폰 책상 위에 던지면서 의심되면 와서 확인해보라고 했더니 갑자기 하하하 웃으면서 됐다고 하면서 또 혼자 할거 했다. 혼자 대충 빅맥세트 먹고 얼른 나왔다. 기분도 풀 겸 라스베이거스 첫날밤도 즐길 겸 바로 근처에 있던 Stratosphere 에 가서 X-Scream이라는 놀이기구를 탔다. 정말 무서웠다. ㅎㅎ

위 사진에서 보듯이 저기 타서 초고 측 빌딩 스카이라운지에서 그냥 떨어지는 거다. 심장 약하신 분은 절대 타면 안 됩니다. ㅎㅎ.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호텔에 와서 간단하게 카지노에서 100불 순식간에 잃어주시고 방으로 들어와 하루를 마쳤다. 오늘 느낀 건 새로운 신대륙을 개척할 때 직접 와서 발로 뛰고 구르고 눈으로 보고 느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스베이거스는 환락의 도시고 전에 관광으로 왔을 때도 그렇게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이렇게 비즈니스로 오니 또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같은 도시라도 어떤 목적으로 오느냐에 따라 정말 보는 눈이 달라진다.

비즈니스는 마음가짐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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