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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o Sep 04. 2017

중국의 O2O Bubble

중국 진출기 5탄

지난주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바일리엔, 완다, 홉슨 그리고 알리바바와의 미팅을 통해 직접 느낀 점들을 이 글에 풀어쓰려고 한다. 중국 기사나 국내 블로그 및 기사들에 나오는 얘기들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공지한다. 왜냐면 내가 직접 미팅을 하며 느낀 개인 의견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지들도 QR코드를 활용해 동냥을 한다

기사 제목을 보고 중국 관련 전문가 분들이나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내게 바로 반박을 할 것 같다. 무슨 소리냐고 지금이 얼마나 중국이 발전되어 있고, O2O가 인기가 많은데 버블이냐고. 그렇다 거지도 QR코드로 O2O를 실현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버블 일리가.. 하지만 내 관점에서 봤을 땐 분명 버블이 있다. 그것도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그렇다.

중국 상해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바일리엔 본사로 미팅을 갔다. 바일리엔(중국 상해 최대 국영기업) 역시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O2O 부서가 없었는데, 작년 초부터 O2O 부서가 생겼다. 그리고 바로 알리바바와 협약식을 가지면서 신유통 O2O 비즈니스에 전면으로 뛰어들게 됐다. 미팅에서 나온 얘기는 쟈기네들이 RISO라는 신소매 매장을 오픈했는데 추가로 다른 이름으로 또 다른 신소매 매장을 오픈한다고 한다. 거기서 offline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가 알리바바와 함께 서비스하는 것이냐고 하니 그렇지 않다고 기존 iBailian 앱을 활용해서 하고 싶다고 했다. 국내 어떤 블로그에서 앞으로 나오는 바일리엔의 신소매는 알리바바와 협업할 거라고 본 글을 봤는데, 실무진들은 아직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은 것 같다. 미팅을 마치자마자 알리바바가 투자한 신소매 매장인 하마와 바일리엔의 리소를 직접 찾아가 봤다.

호우이라는 그룹이 창업했지만, 알리바바가 투자한 곳으로 더 유명한 허마셴셩

같이 동행한 중국 파트너 얘기로는 프래시한 상품들을 앱을 통해 집으로 빠른 배달이 가능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매장이라고 했다. 실제 매장에서도 물건을 구매하고 바로 현장에서 요리를 해서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마트와 크게 다른 점을 외관상으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 앱으로 구매한 것이 직원들에 의해 내부 운반 시스템을 통해 움직이는 영상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위 영상에 있는 내부 운반 시스템. 직접 고객들에게 배달되는 과정을 노출시켜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마케팅처럼 보였고, 그 레일이 마켓 전체를 돌고 있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생각을 단순화시켜서 신소매 = 전자상거래 + 오프라인 상점 + 물류 라면 우리나라 이마트와 무엇이 다른가.. 다만, 리소 매장도 방문해서 느낀 점은 정말 신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는 생각이 들었다.

리소도 하마와 마찬가지로 해산물 관련 매장들을 정문 앞에 배치했다

해산물은 기본적으로 신선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매장 진열 역시 철저한 마케팅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배웠다. 그런 점들을 봤을 때 중국의 신소매 업체들은 프레쉬함을 강조하기 위해 해산물 매장들을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해 두었고, 방문자들도 역시 해산물 매장에 가장 많이 모여있었다. 아직 이 두 신소매 매장이 성공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중국 미디어에서 많이들 다뤘고, 이슈화에 성공하긴 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온라인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시장까지 진출을 시도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거기에 잭마라는 대단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슈화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홉슨 담당자 말로는 알리바바는 이번에 얼굴인식을 통한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한 무인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그 이슈 또한 대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 사용유저는 매우 적어 그냥 잭마 효과로 치부해버렸다. 얼굴인식으로 멤버들을 유도하는 건 홉슨과 우리가 1년 반전에 먼저 시도했던 기술이었다. 홉슨도 나름 2016년 올해의 신 백화점에 선정될 정도로 인지도가 있었지만 슈퍼스타 잭마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으니 먼저 하든 말든 묻힐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파생효과로 이제 너도나도 무인 매장 그리고 O2O를 외치고 있다. 

완다가 주관하는 2017년 상해 국제 커머셜 컨벤션

2017년 상해 국제 커머셜 컨벤션에 정말 많은 백화점과 리테일 관련 업계에서 참여를 했다. 완다가 주관하는 이 행사에 우리 솔루션도 완다를 통해 소개가 되었는데, 여기서 느낀 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크거나 작거나 모든 부스에는 우리 O2O 한다라고 써져있다. 정말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곳도 말이다. 예를 들어 주얼리 관련 리테일 업체가 있었다. 여기도 쟈기네들은 O2O를 한다고 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자기 쥬얼을 오프라인에서 보고 나중에 온라인에서 앱을 설치 한 뒤 구매할 수 있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는 쟈기네들이 O2O 주얼리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_-;;; 굳이.. 주얼리는 자기 눈으로 실제로 보고 착용해보고 맘에 들면 직접 사는 것이 아닌가.. 굳이 이렇게 불편하게 앱까지 깔아서 내가 나중에 사야 하나.. 그리고 이걸 O2O 솔루션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나.. 사용자 편리의 유무는 생각도 안 하고 무조건 O2O만 외쳐대는 것이 맞나. 물론, 중국의 선진기업들의 O2O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분명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을 이용해 무현금 무카드 사회가 만들어졌고, 지난번 출장 때와도 너무 빠르게 변화된 모습들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 흐름에 타보려고 중견 중소기업들이 불필요한 곳에서도 O2O를 외치는 모습들을 볼 때면 중국 사람들은 O2O 강박증에 사로잡혔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위챗을 연동하여 모바일로 멀티게임 비디오월에 참여
중국은 모든 것이 모바일로 통한다. 이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우리 중국 파트너의 독일 지사장인 리에의 말에 의하면, 독일에서 생활하다 중국에 오면 너무 편하다고. 자기는 핸드폰 하나만 들고 외출을 한다고. 신용카드 역시 불필요한 세상이 중국이고 세계에서 가장 편한 나라라고 자랑을 한다. 

전시회에서 정말 많은 업체들이 얼굴인식 솔루션을 들고 왔고, Big data 수집 관련 CMS도 선보였다. 그리고 모바일을 활용한 게임, 결제, 유통 관련 전시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완다는 주관사답게 엄청나게 큰 부스를 활용해서 본인들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완다는 2018년도 한해에만 52개의 백화점을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O2O 관련 솔루션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우리가 O2O관련 솔루션이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다 커스터마이징 된 프로젝트성 솔루션이라 스탠다드화 되어있지 않다. 우리는 디지털사이니지 통합 플랫폼 사업에 주력화 되어있다. 하지만 완다는 본인들의 플랫폼에 다양한 3rd party 업체들의 훌륭한 스탠드다드화된 솔루션만을 연결 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니 우리와 상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완다뿐만 아니라 알리바바도 마찬가지다.

알리바바도 각 분야별로 최적화된 업체들을 찾고 있다. 공유 차원에서 알리바바의 청사진이 들어있는 ppt를 공유한다. 이번 출장에서 내가 느낀 건 확실하다. 내가 볼 때 O2O는 분명 거품이 껴있다. 미팅을 할 때도 본인들도 확신이 안서지만 요즘 너도나도 O2O니 꼭 좋은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달라라고 매우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래서 중국 비즈니스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라도 O2O를 더 공부하고 새로운 전략을 짜야한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공유하고 싶고, 이 글을 작성한 이유는 여기 이 마지막 일화에 나온다. 아래는 홉슨몰의 Sam이 내게 미팅 마지막에 한 얘기다.

요 근래 2년간 O2O관련 신기술과 콘텐츠를 너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과도 많이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난 잭마도 아니고 결과 역시 신통찮았다. 이번에 너희와 새로 하는 게임은 O2O 따위 신경 쓰지 말아달라. 오직 새로운 유저를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정말 FUN 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찾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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