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ho Sep 08. 2017

비즈니스맨의 외모

싱가포르 진출기 12탄

내가 주로 일하는 싱가포르와 중국을 가서 클라이언트와 사석에서 얘기하다 보면 한국 여자들에 대한 성형 얘기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Plastic surgery 한 사람들이 정말 많냐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그럼 압구정동에 가면 성형병원 거리라는 것이 있다. 거기 가면 죄다 성형수술 병원이다 라고 하면 정말 놀랜다. 그리고 난 또 말한다. 그런데 내 주위에는 그렇게 많이 있진 않다 라고 답한다. 그리고 또 Face under construction이라고 비아냥대듯이 얘기할 때도 가끔 있는데 그런 걸 아시아인들이 동경해서 또 성형 수술 관광도 받으러 오고 그러지 않냐라고 반문한다. 그러면 여기서 또 질문이 남자들도 하냐?라고 물어보면 그냥 피식 웃는다. 말 같지도 않아서.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비즈니스 할 때 외모도 하나의 경쟁력이다. 굳이 성형 수술을 안 하더라도 어떻게 꾸미고 말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외모는 달라 보인다. 내가 보는 비즈니스맨의 외모의 기준은 3가지다.

첫째, 본인이 일하는 분야에 맞는 스타일이다. 

Social Tree 디자이너 대표 (본인 동의를 안받아서 얼굴과 이름 생략)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Social Tree 프로젝트를 할 때 같이 일했던 디자이너분의 스타일은 항상 참신했다. 그냥 저 사람을 딱 보면 아 디자이너스럽다. 그러면서 저 사람이 만드는 디자인은 기대가 된다라는 느낌마저 준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그 기대가 만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스타일이 디자이너 답지 않고 평범한 양복쟁이 스타일이었다면, 그 결과마저도 퀄리티에 비해 저평가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본다. 기획서에는 스토리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똑같은 결과물이라도 그 스토리를 어떻게 풀었느냐에 따라서 두 개의 결과물은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스타일도 그 스토리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참고로 나는 옷을 잘 못 입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디자이너도 아니다. 그런 내게 정장은 꽤 좋은 초이스다. 별로 고민하지 않고도 깔끔한 비즈니스맨을 만들어주니깐. 그리고 항상 출장 가기 전에는 옷을 세탁소에 맡겨서 최상의 상태로 가지고 간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스타일링이다. 내가 미팅을 나갔을 때 상대방이 구겨진 와이셔츠를 입고 오면 속으로 깔끔하지 못하네 라고 생각이 든다. 덜 프로페셔널해 보인다라고 할까. 그래서 호텔에는 다리미가 웬만하면 갖춰져 있으니, 그걸로 최소한 구겨진 곳은 다리면 좋다. 여성들은 조금 더 어려운 것 같다. 때와 장소에 따라 그에 걸맞은 스타일을 하고 와야 하는데 남자들은 정장만 입어도 그냥 어딜 가도 기본은 된다. 하지만 여성들은 조금 더 어려운 것 같다. 정장을 입는 것도 치마 정장이 있고 바지 정장이 있다. 내 아내 같은 경우는 나이를 먹다 보니 조금 더 바지 정장을 찾게 된다고 한다. 치마 정장은 여성미를 강조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위치에 있다 보면 바지 정장이 조금 더 프로페셔널해 보인다고도 한다. 그리고 가끔 중요한 피티 할 때 보면 어떤 분 같은 경우는 너무 오바해서 옷을 입고 오는 경우도 있다. 어깨에 뽕을 너무 많이 넣었다든지 필요 이상으로 메이크업을 했다든지.. 내 부사수 같은 경우도 가끔 더운 여름에 나시 같은 것을 입고 미팅을 간 경우가 있는데 내 입장에선 좀 별로였다. 아무리 요즘 본인의 스타일이 존중이 된다 해도 저런 옷차림으로 가는 것은 뭔가 불편했다. 비즈니스는 항상 젊은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이 드신 분들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분들이 Decision maker라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스타트업에 있는 분들도 너무 나는 스타트업이다 하고 옷차림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젊은 열정과 패기가 보여서 좋아 보이지만 가끔 중요한 자리에는 말끔하게 차리고 오면 분위기가 달라 보이니 포인트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내가 만난 스타트업의 Zoyi의 한성은 이사님 같은 경우가 옷을 잘 입는 스타트업 여성 중에 한 명이었던 것 같다.

둘째는 소품이다.

미팅 시 앞에 애플 로고가 보이면 무조건 눈길이 간다

미팅을 할 때 서로 인사를 하고 앉아서 본인의 랩탑을 꺼낸다. 대부분 Thinkpad 나 Dell 랩탑을 많이 쓰고 국내는 엘지나 삼성껄 주로 사용한다. 그러다 가끔 애플 로고가 보이면 속으로 오.. 뭐지 하고 보게 된다. 디자이너들이나 프로그래머들이 애플 제품을 쓰는 것을 종종 보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싱가포르는 좀 더 많긴 해도 내가 만나는 대기업 클라이언트들은 대부분 애플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는 엘지와 삼성과 미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까지 삼성 제품을 사용했었는데, 엘지에 갈 때마다 굉장히 꺼림칙스러웠다. 그렇다고 엘지로 바꾸기엔 또 삼성이 걸리고, 결국 다른 기종을 사야 했는데 터치가 되고 윈도우 베이스이고 남들이 볼 때 애플처럼 뭔가 Cool해 보이고 싶어, 국내에 출시도 안된 Microsoft Surface Laptop을 직구 했다.

남들이 뭐래도 내가 볼 땐 겁내 쿨하다 ㅋ. 어쨌든 랩탑도 그 사람을 조금은 대변하는 하나의 도구인 것 같다.

Fitbit , Pebble 같은 IoT 기기도 스타일링 소품

그리고 최근에는 IoT 가 뜨면서 전통적인 스타일의 최강자 시계를 조금씩 대체하기도 한다. 아직도 사실 시계는 남자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최고의 소품인 것 같다. 난 3년 전 결혼 예물시계를 비행기에 놓고 내린 뒤 아직까지 시계가 없다. 반성중이다..ㅜㅜ. 전통적인 시계를 깨뜨린 첫 번째가 바로 애플워치였다. 애플워치가 나온 이후 많은 IT관련 종사 업계나 싱가포르 글로벌 업체의 디렉터들이 애플워치를 많이도 차고 나왔다. 분명 조금 괜찮아 보였지만, Macbook 정도의 강렬함은 절대 아니었다. 요즘은 또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리고 페블이나 핏빗 같은 제품들도 많이 좋아져 패션 소품으로 많이들 착용하고 있다. 중국의 미밴드 같은 경우는 매우 값도 싸고 효율적이라 정~말 많은 중국인들 차고 다닌다. 이런 IoT 기기들이 기능들도 중요하지만 더욱 디자인이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가 이건 패션 소품이기 때문이다. 스타일링을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제품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외모다.

얼굴과 몸매도 물론 그 비즈니스맨의 경쟁력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독이기도 하다. 장미에도 가시가 있듯이 그 외모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하면 다른 일반인보다 훨씬 못해 보이고, 완전 멍청해 보이기까지 하다. 외모를 정말 가꾸고자 한다면 동시에 실력도 그에 걸맞게 가꿔야 한다. 그렇지 않고 외모만 너무 돋보이면 그건 정말 "독"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외모를 가꾸는 것 역시 비즈니스맨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뚱뚱한 것은 다르게 얘기하면 운동을 안 하고 자기 관리를 안 한다는 것이다. 즉 게으르다고 볼 수 있다. 책상에 앉아 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말하면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것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경쟁력을 포기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요즘 살이 쪄서 클났다..-_-;; 어쨌든 몸매 관리는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가끔 중요한 미팅이나 출장을 가기 전에 얼굴 팩 정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오늘 이렇게 비즈니스맨의 외모에 대해 글을 쓴 이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제품을 잘 포장하고 매력적이게 보이기 위해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들고 가는 사람에게도 그에 걸맞은 매력이 표출된다면 그 제품의 신뢰도 역시 조금 올라간다고 생각이 든다. 대기업의 이미 널리 알려진 제품이 아니고 중견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에서 다른 사람이 본인의 제품을 잘 알지도 못할 때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다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맨은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다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의 O2O Bubb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