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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o Dec 29. 2017

얼음은 언젠간 녹는다.

중국 진출기 6탄

2017년 12월 28일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날 중국에서 기대치 않은 낭보가 날아들어왔다. 올 3월부터 작업한 중국 GM의 Buick O2O 프로젝트를 우리가 수주했다는 소식이었다. 올 한 해 중국 지역까지 맡으면서 일이 안 풀려 내년도 기약하기 힘들었을 이때 한줄기 희망을 열어주는 소식이었다. 중국어를 잘하는 내 팀원인 이지수 매니저도 그간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조금 부담을 덜고 2018년을 맞이할 수 있어 다행이다. 대표님 이하 모든 임원진들도 뜻하지 않은 낭보에 축하를 해주셨다. 사실 그랬다. 2017년은 내게 많이 힘든 한 해였다. 

2016년 홉슨과 바일리엔 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중국에서 수주한 우리는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한국, 싱가포르 다 먹었는데 중국도 할 수 있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난 그것을 이끄는 사람이었다. 중국 No.1 디지털 사이니지 업체 Seeyoo & Betvis와 MOU를 올 2월에 맺고 본격적으로 한번 해보자라고 양사가 으쌰 으쌰 했을 때가 절정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2017년 최대의 동방항공 사무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IT 인프라 쪽 영업전략을 만들고 있었을 때였다. TV에서 싸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전 정부는 싸드를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커뮤니케이션 노력 없이 설치를 했고, 화가 난 중국은 어린아이처럼 보복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가장 크게 얻어맞은 곳이 롯데마트라고 생각한다. 롯데가 싸드 부지를 주었기 때문에 더 심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에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란 생각을 하며 무시하며 일을 했다.

싸드로 인해 보복을 당한 중국 롯데마트

동방항공과의 1차 피티 날 우리는 아무런 무리 없이 직접 피티를 마쳤고, 동방항공 임직원들과도 기분 좋게 인사했다. 한국에서 왔고, 최고의 솔루션으로 보답하겠다는 인사도 남기며.. 그리고 2차 피티 날. 우리는 중국 파트너로부터 한통의 연락을 받았다. 동방항공이 국영기업이라 반한 감정이 거세진 이때 참석이 힘들 것 같다고 말이다. 결국 우린 참석을 못했고, 결과는 실주였다. 정말 열심히 했었고, 분위기도 이렇게 좋았는데 왜 떨어진 줄도 정확히 눈으로 확인도 못하고.. 많이 억울했다. 그리고 바로 GM 계열의 Buick 프로젝트가 생겨, 온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 원래 계약하기 전에는 콘텐츠 UI/UX를 만들어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부다 만들어 그들이 이해하기 쉽고, 우리의 정성을 알아주길 바랬다. 하지만 그 이후로 협의만 계속 이어지고 지겹게도 9개월간 계약을 하지 못했다. 그 중간에도 여러 곳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안됐고, 피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조금씩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조금씩 좋아지기도 했지만, 반전을 꾀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Buick 프로젝트는 잊혀갔고, 난 2018년도 새로운 중국 전략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말부터 급물살을 타더니 우리가 만들어준 대로 RFP가 새롭게 떴고, 어제 우리의 수주가 확정됐다. 정말 운 좋게 된 것일 수도 있다. Buick만 하고 또 손 빨고 2018년이 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노력하면 된다는 희망과 보람은 찾았다. 9개월 동안 힘을 썼는데 결국 되는구나.. 싸드라는 핑계 대지 말고 정말 다시 열심히 해보자라는 희망. 2018년 1월에 우리는 Wanda와 미팅을 잡았다. Wanda는 중국 최대 유통업자이며, 이들을 통해서 비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물론 이 역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리라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단단한 얼음도 햇빛으로 인해 녹듯이 우리도 정말 노력하면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뜻하지 않았지만, 2018년도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싱가포르 등 세 나라의 모든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자리를 맡았다. 정말 부담이 크지만 올해 마지막에 날아온 이 희소식이 내게 조금 힘이 되어줘서 고마울 뿐이다. 2018년도도 파이팅해보자. 파이팅!

 희망은 가끔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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