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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o Feb 28. 2018

팀빌딩은 전략이다.

한국 진출기 3탄

여러 포털사이트에서 내린 설문조사를 보면, 일반 직장인들이 하루에 가족과 대화를 하는 시간은 10분~30분 사이다. 반면 직장 동료들과는 하루 반나절을 함께 보내며 훨씬 많은 대화를 하게 된다.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관계'라는 것에 민감해지게 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을 팀빌딩이라고 말한다. 예전 직장 문화에서는 관계를 증진시키는 일은 사람 개개인의 역량에 맡겼다면, 요즘에는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지에서 사내 문화 만들기가 궁극적으로 회사에 보이지 않는 이익을 준다고 판단되어 전사적으로 이뤄어지는 일이 많다. 허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 이익을 위해 이 팀빌딩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안 하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단순 팀빌딩의 논리보다는 올해 2월에 준비하고 행해진 사내 워크샵을 기준으로 팀빌딩의 프로세스와 중요성을 설명해보려고 한다.


1. 팀빌딩은 프로젝트다.

우리 회사는 프로젝트 입찰을 수주해야 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한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 별로 들이는 맨먼스가 다르다. 팀빌딩을 기획할 때는 대형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기획을 해야 한다. 한 회사를 1년 동안 이끌고 갈 전 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소통을 못해서 유능한 직원들이 하나둘씩 회사를 중간중간에 떠난다고 생각해보자. 그 누수를 중소기업에서는 쉽게 메꾸기 쉽지 않다. 그것은 그대로 프로젝트에도 적용이 되어 수주를 못하거나 제품의 품질이 저하되는 결과가 수두룩 하게 나온다. 그래서 이번 2월에 이뤄진 워크샵을 기획할 때 나는 여느 프로젝트 못지않은 기획을 했다. 

프로젝트 툴을 활용하여 워크샵을 체계적으로 기획


2. 너를 알고 나를 알아야 팀빌딩 기획을 할 수 있다.

팀빌딩 리더는 웬만하면 어느 정도 회사에 오래 다녀 회사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직원이면 좋다. 그렇다고 임원 중에 한 명이 기획하는 것도 반대다. 직원의 눈높이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2017년 한 해 많은 프로젝트를 했지만 서로 무엇을 했는지 잘 몰랐다. 그리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조금 나오지 못해 인센티브 역시 받지 못할 상황에 쳐해 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본인의 노고를 알아주고 서로가 어떤 일들을 했으며, 서로 이해를 해줄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그것을 나는 연예인들의 연말 시상식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각 부서별로 모든 사람들을 노미네이트 시켜 각 사람이 한 작업물들을 소개해주고, 그중에서 시상도 하여 한 해 동안 수고한 사람들을 서로 보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팀빌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을 받는 사람도 못 받는 사람도 있지만, 시작 전에 상을 받는 것보다 서로가 무엇을 했는지를 아는 시간이라는 시상식의 취지를 정확하게 설명해주면 모두를 만족할 순 없어도 큰 반발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뻔한 체육대회보다는 올해 동계올림픽이 평창에 개최되니 우리도 우리만의 동계올림픽을 재현해보자. 어설프게 말고 정말 형식을 갖춰서 해보는 게 중요하다. 싱가포르에서 온 지사 직원들도 더운 나라에만 있다 보니 한국의 겨울과 눈을 보며 동계올림픽을 체험해보면 그 또한 좋으리라 생각했다.

프로그램 하나하나 아무 생각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

3. 감동이란 감정선까지 끌고 가야 성공적인 팀빌딩이 될 수 있다.

위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시상식 중간에 두 이사님들이 눈물을 보이셨다. 2017년 한 해를 돌아보는 시상식 프로그램에서 직원들의 수고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그 외 많은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들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이런 감동은 프로그램 자체의 완성도가 좌우하기 나름이다. 평소에 감성적인 노래를 듣고 그 속에 빠져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가 말을 건다거나 전화벨이 울리면 그 감정선은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이것과 같이 프로그램을 어설프게 기획하게 되면 중간중간 감정선과 집중도가 떨어져 감동까지 갈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감동이란 선까지 가게 됐을 때는 한 두 사람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전체로 퍼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엄청나게 강한 끈으로 묶인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팀빌딩은 완성이 된다.


4. 결과

워크샵 전에 두 분 정도의 친한 직원이 내게 올해 다른 직장을 알아볼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워크샵 이후에 그들은 남겠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끈이 그들을 못 가게 한 것이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면, 이런 감동을 준 회사에 이런 팀원들과 함께 조금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피드백 데이터로도 보여진다.

워크샵 이후 설문 조사


팀 빌딩 이후 그 피드백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체적으로 판단도 내릴 수 있고, 다음 팀빌딩을 위해서 매우 좋은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팀빌딩 워크샵의 설문조사는 위 결과에서 나온 바와 같이 90프로 이상이 대만족을 보이는 성공적인 워크샵이었다. 

사람들은 매우 예민하고, 특히 요즘은 트렌드에 민감하여 빨리 변한다. 이런 사람들을 데리고 팀빌딩을 한다고 어설프게 회식하고 워크샵을 간다고 하면 시간과 돈만 낭비할 뿐이다. 팀빌딩은 전략이다. 철저하게 연구해서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감동이 있고, 팀원들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전략적인 팀빌딩들이 모여서 결국 문화를 만든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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