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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o Mar 21. 2020

Business Transformation

홍콩 진출기 6탄

"저기.. B2B가 뭐예요..?"

2007년의 어느 날. 어떤 스타트업의 사무실에서 신입사원이었던 내가 물어본 말이다. 적잖이 당황했던 실장님 얼굴이 떠오른다. 사회 초년생일 때 난 B2B(Business to Business)가 뭔지 B2C(Business to Consumer)가 뭔지도 몰랐다. 무식하고도 무식했다. 2년 차 때 B2C를 아주 조금 맛을 봤지만, 반년 하고 그 이후 지금까지 쭈욱 B2B만을 해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프로젝트 베이스의 일을 해왔다. 프로젝트 베이스의 장점이라면 큰 건 한 두 건만 해도 몇억에서 몇십억 매출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거고, 경기가 좋을 때는 프로젝트를 다 쳐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해 영업이익을 많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은 기업들이 경기가 안 좋아 프로젝트를 오픈을 안 할 시 우리도 같이 손 빨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실력이 아닌 관계에 의해 좌절할 때도 있다. 또한 고객의 말도 안 되는 요구에 정말 내가 원하지 않은 쓰레기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도 있다.

 그래서 이런 프로젝트 성의 B2B 사업은 유니콘이 되기 힘들다. 특히 요즘과 같은 팬대믹인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스스로 해낼 수가 없다. 그래서 Business Transformation (비즈니스 변화/혁신) 이 절실히 필요했다.

 지금 이 상황은... 블랙스완일까. 뉴노멀일까. ‘블랙스완’이라면, 바이러스가 잡힌 후 일상으로 돌아가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뉴노멀’이면 상황이 달라지게 됩니다. 일상이 변하고 비즈니스도 바뀌게 됩니다. 지금은 지난 2001년 9/11과 2008년 금융위기를 섞어 놓은 듯한 이번 사태를 겪고 난 이후에는 많은 것이 변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블랙스완 현상을 넘어 뉴노멀이 될 수 있는 단초가 보입니다. 

- 더밀크 손재권 대표님의 페이스북 글 퍼옴-

요즘 전 세계 비즈니스인들은 위 글에 적극적으로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기도 전인 작년 중순에 나는 뉴노멀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했다. 허세고 뭐고가 아니라 단순히 내가 홍콩이란 나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홍콩의 데모는 내게 올해와 같은 충격적인 바이러스였다. 정말 모든 프로젝트들이 캔슬 나고 계약했던 것 마저 무너졌다. 뭔가를 새롭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러다 보니 운 좋게 조금 빨리 이 고민에 대한 대책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중대한 결정을 했다. 

 작년 말부터 눈여겨봐 왔던 홍콩 스타트업 기업이 있었다. 아이템은 괜찮았지만 비즈니스 모델과 방향을 조금 더 세련되게 하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행히 그 회사는 투자를 잘 받아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고, 나와 우리 회사에 관심이 많았다.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여러 고민과 협의 끝에 좋은 조건에 B2B 형태로 플랫폼 개발을 해주게 됐고, 개발을 마치고 난 뒤에는 지금 그 업체에서 하고 있는 B2C 사업을 우리와 함께 확장하기로 오늘 양사 간 결정을 했다. 지금 같이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는 이 시기에 난 홍콩에서 B2B로 꽤 큰 매출을 일으킴과 동시에 그토록 기대하던 새로운 B2C 영역으로 Business Transformation을 하게 되었다. (엄밀히 따지면 7:3 정도로 B2C와 B2B의 믹스다.) 정말 작년에 시작한 홍콩 비즈니스가 데모와 바이러스라는 연속된 악재를 잡초처럼 견뎌내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작지만 조금 성장할 것 같다. 그리고 Business Transformation을 통한 나의 새로운 도전이 부담이 되지만서도 설레인다. 아직 많은 부분들을 오픈할 순 없지만, 내가 하려고 하는 플랫폼의 개념만 한 줄로 설명한다면 바로,

Co-retailing Platfor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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