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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o Nov 02. 2016

위기는 기회다

싱가포르 진출기 7탄

최근에 글을 쓴 게 벌써 3개월 전이다. 오랫동안 글을 안 쓴 이유는 매우 큰 건이 있어서 그 결과를 기다리느라 그랬다. 사실 이런 제목의 이런 내용의 글을 쓸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진출기 1막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왜냐면 큰 건이라 한 것은 창이공항 안내솔루션 텐더였고, 그 규모가 소프트웨어 규모로는 매우 큰 40억이었기 때문이다. 웬만한 중소기업 1년 매출과 맞먹는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우리 회사가 도약의 기회로 발판 삼아 성공의 제 1막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역시 사람 일이란 게.. 비즈니스라는 게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어제 11월 1일 창립기념일에 실주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올해 3월부터 시작해서 무려 8개월을 끌어온 이 프로젝트의 결과는 실주였다. 창이공항도 우리가 노력한 걸 아는지 떨어졌음에도 이례적으로 미팅을 요청해서 상세히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설명을 해주었다. 

 Award는 Wincor라는 대기업이 되었으며 그 파트너로 Adactive라는 프랑스 3D Wayfinding 업체가 주 솔루션을 만든다고 했다. 우리는 보안적인 시스템 아키텍쳐 면에서 Wincor에 밀렸으며, UI/UX도 Adactive가 유럽의 신선한 솔루션을 가지고 와서 우리가 밀렸다고 했다. 지금까지 싱가포르에서 점유율 1위를 할 정도로 우리는 잘 달려왔고, 창이까지 단독으로 들어간다 해도 정말 잘 될 줄 알았는데, 경종을 울리는 날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정말 밥맛도 없고, 한숨만 터져 나왔다. 뭔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앞으로도 이런 큰 프로젝트는 무조건 떨어질 것만 같은 패배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내 비즈니스 멘토였던 SAP에 근무 중이신 원영선 이사님이 같이 일할 때 하셨던 말씀 중에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을 참 많이 하셨다. 그 위기를 극복하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파이팅 넘치고 매우 액티브했던 상황들이 있었다. 이번 창이공항 실주 소식이 내겐 위기는 기회다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싱가포르 지사 직원인 Eric 카카오 프로필 사진)
 

싱가포르는 정말 매력적인 땅이다. 아시아 이면서도 유럽 같고 가끔 미국인 것도 같고... 수많은 글로벌 경쟁자들이 온다. 얼마 전만 해도 로컬업체와 미국, 일본 업체 그리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호주 업체. 이들을 모두 무찔렀다고 생각할 때쯤 이젠 유럽에서 프랑스 업체 그리고 벨기에 업체까지.. 하루도 방심할 틈이 없는 나라가 싱가포르다. 그래서 본사가 한국에 있으면서도 우린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걸 만들고 역수입해서 한국에서 세일즈를 할 때가 많다. 한국은 언어적인 점이 가장 크겠지만,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외산 업체가 들어와서 성공하기가 매우 힘든 구조다. 그래서 내수에서만 경쟁을 하고, 그 경쟁이 전혀 위협적이지가 않다. 그냥 5년 전 솔루션으로도 가격만 후려치면 프로젝트를 딸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창이공항 프로젝트 실주도 우리 회사에겐 또 다른 도전이 들어왔다는 것을 세차게 알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 싱가포르에서 캐피탈랜드,Jewel Mall , 비보시티 등 승승장구했던 우리에게 창이공항까지 됐으면 더 이상 넘을 산이 없어 많이 나태해지지 않았을까.. 나조차 창이공항만 되면 싱가포르는 신경 끄고 다른데 신경 써야지 했으니.. 

 우울함은 잠시, 분함도 잠시, 이제 다시 일어설 때라고 생각하니 다시 예전 초창기의 열정이 샘솟았다. 이 싱가포르란 땅이 우리에게 쉽게 정상을 주진 않는구나 참 잼있다! 이 나라! 수많은 글로벌 업체들과 최전선에서 경쟁을 하고 이기고 지고! 정말 비즈니스 월드컵이 펼쳐지는 동네 같다. 토브 싱가포르 팀그룹 메신저 창에 글을 하나 썼다. 

"Today is the day we all wake up again and see our new global competitors. I hope it make us all exciting and realized that a lot of things to do in our future in SG. :) Got more passion than ytd. I luv SG which make me always not boring."

이렇게 맘먹고 나니 정말 이 위기가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될 때쯤 지금 당장은 오픈할 수 없는 매우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이건 연말 시상식(?)을 마치고 공개해야겠다. :)

정말 어제는 짧은 하루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 다사다난했던 하루였다. 

그리고 분명 실주를 했지만 한 걸음 앞으로 걸어나가는 계기가 된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이 실패를 기회삼아 R&D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음 목표를 향해 치고 나가는 계획을 잡고 있다. 우린 분명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 파이팅!


Life is all about facing new challe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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