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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하 Dec 20. 2017

HOT Placeㅣ오백년 역사 생생하게 품은 한양순성길

월간 이슈앤 상식ㅣ2017년 1월호

[[낙산코스]



오백년 역사 생생하게 품은 한양순성길

서울은 인구 천만이 넘는 국제적인 도시입니다. 면적만 해도 남북 간 30여 km, 동서로 36km나 되는 거대 도시입니다. 이 거대한 도시의 역사는 60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20여만 명의 백성을 동원하여 약 18.6km에 이르는 성곽을 축조하였고, 전 세계 도성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한 나라의 수도를 지켜온 도성으로 현재까지도 남아있습니다. 

오래된 세월만큼이나 많은 역사와 부침을 겪어야 했던 한양도성은 근대화 과정에서 옛 모습이 상당 부분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일제시대에 도로와 건물을 지으면서 무자비하게 성벽뿐만 아니라 여러 성문을 헐어내었고 심지어 헐어낸 자재들을 팔거나 석재로 써버렸다고 합니다. 

1968년부터 시작된 도성의 중건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나 이미 들어선 건물들과 도심 개발로 인해 원형대로 복원은 사실상 어렵고 그나마 전구간을 연결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 삼아야 합니다.

너무나 거대해져 버린 서울, 그로 인해 작게 느껴지는 한양 옛 도성, 하지만 문화유산, 그리고 무형의 자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성곽을 경계로 안과 밖의 생활상의 흔적도 남아 있는 등, 우리 역사의 보고입니다. 또한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숨어 있는 서울의 아름다운 곳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5백 년 도읍지 서울의 생생한 역사유적을 느껴보시려면 한양도성 순성길을 걸어보세요.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는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백악산 코스]


백악 구간(제 1코스)

혜화문에서 시작하여 와룡공원 과숙 정문, 그리고 백악산을 넘어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혜화문에서 삼선동 일대까지 구간은 도성의 흔적이 간간히 남아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도성의 온전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코스는 군으로부터 통제받는 구간이어서 신분증 없이는 지나가지 못합니다. 또한 다른 코스에 비해 산 능선을 따라 성곽이 축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코스를 탐방하려면 간단한 등산 채비가 필요합니다. 말바위와 백악마루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서울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어 조망이 가장 뛰어난 곳입니다. 




[낙산코스]


낙산 구간(제 2코스)

혜화문에서 시작하여 낙산을 올라 흥인지문(동대문)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낙산 코스에는 대표적 서민들의 거주지이었던 창신동 봉제마을과 이화마을, 장수마을 등을 지나갑니다. 대학로 주변의 화려함과는 달리 소외된 지역이었던 이화마을은 미술작가들에 의해 벽화뿐만 아니라 설치미술들이 들어서면서 새롭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창신동 봉제마을은 방치된 채석 장위에 가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형성된 마을로 동대문시장의 의류를 생산하는 작은 봉제공장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그 외 낙산구간 주변으로는 한때 대학문화의 상징이었던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 낙산공원이 있습니다. 



[남산코스 남산도서관 부근]


남산 구간(제 3코스)

도성의 남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남산이라 불리게 된 남산의 본래 이름은 목멱산((木覓山)입니다.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장충체육관까지는 도심 건물과 도로로 인해 그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약수동 초입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성곽은 남산 정상부 봉화대를 거쳐 숭례문(남대문)과 정동길을 지나 돈의문터까지 이어집니다. 남산 도성 길은 우리가 즐겨 찾는 남산길과 만나기도 하고 빗겨 나기도 하며 남산을 동서로 가로질러갑니다. 내려서면 숭례문을 만나게 되고 그 길 건너편 정동길에서부터 돈의문터 구간까지는 성곽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성곽이 있던 흔적을 따라 걷는 정동길에는 역시 근 현대사의 유산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인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서울 야경]


인왕산 구간(제 4코스)

일제시대에 허물어진 돈의문은 지금도 복원되지 못하고 있는 성문입니다. 이 돈의문터를 출발하여 인왕산을 넘어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코스가 한양도성 3코스인 인왕산 구간입니다. 인왕산은 풍수학상 우백호(右白虎)에 해당하며, 거대한 바위로 노출된 산으로서 다양한 기암괴석이 많은 산이기도 합니다. 인왕산 코스에 오르면 서울 도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서울의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변으로는 경희궁이 있는 사직동과 무악동, 효자동이 성곽 좌우로 있으며 경교장과 사직단 등 근 현대 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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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시사상식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월간 최신이슈&상식 2017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3코스 남산에 있는 봉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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